“노인정 기부는 어린 시절 꿈이었죠”
“노인정 기부는 어린 시절 꿈이었죠”
  • 고종만 기자
  • 승인 2012.09.03 14:34
  • 호수 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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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양리 출신 출향인 황인옥 옹의 50년 고향사랑

▲ 지난달 24일 가양리에서 열린 자신의 공적비 제막식에 참석한 황인옥 옹.(모자쓴 이)

 

“고향 마을을 위한 일이면 내가 가진 모든 것 다 드려도 아깝지 않습니다”
지난달 24일 마산면 가양리(이장 황토연)에서는 군의원과 마산면장, 마을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향인 황인옥(81·경기도 용인 수지 거주)씨 공적비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공적비 제막식에서 황인옥 옹은 인사말을 통해 “마을 어르신들이 편히 쉬실 수 있도록 노인정을 지어드린 것은 어린 시절부터 키워온 꿈을 실천에 옮겼을 뿐”이라며 자신을 위해  공적비를 세워준 마을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의 50년 고향 사랑은 서천중(1회)과 전북대 농대 수의축산과를 졸업, 충남도청 4급 을 공무원(수의사)으로 공직과 첫 인연을 맺은 1956년부터 시작됐다.


“어린 시절 마을 어르신들이 무더위를 피해 변변한 돗자리 하나 깔지 않고 나무그늘 땅 바닥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쉬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고 이 다음에 직장을 잡게 되면 노인정 하나 지어드리겠다고 마음먹었지요”
그가 마을 노인들을 위해 노인정을 지어드리기까지는 꼬박 10년이란 세월이 걸렸단다.


“첫 월급 받을 때부터 매달 5%씩 적립해 노인정 신축에 필요한 건축비를 마련하는데 10년 걸렸다”는 그는 선친으로 물려받은 밭 200평에 30평 규모의 노인정을 지어 마을에 기부했다.
1남3여를 둔 그는 8명의 친·외손주가 있지만 자식들에게 의지하지 않는다.


선친에게서 물려받은 논과 밭 중 일부를 팔아 마련한 상가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수익만으로 부인 박순대(78)씨와 생활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는 그는 대전시청을 거쳐 서울시 농축과장을 끝으로 정년퇴직, 연금으로 매달 200만원을 받는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희망을 갖고 학업에 정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 위해 매달 받는 연금 전액을 장학금 등으로 지원한다”는 그는 실제 고향마을 주민 자녀 중 중·고·대학에 재학 중인 10여명의 학생과 서울 근교 불우 가정 자녀 등 열댓명에게 매달 3만원에서 5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이밖에도 그는 매달 가양리에 10만원씩 지원하고, 마을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50만원 안팎의 금품을 쾌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가양리 마을 주민들은 최근 열린 마을 주민 전체회의에서 고향발전을 위해 애쓴 황인옥씨 공적비 건립 안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됨에 따라 25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한 공적비를 지난달 24일 세우게 됐다.
황토연 이장은 “지난 50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고향 발전을 위해 애쓰신 분의 공적을 후세에 널리 알리고자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공적비를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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