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산모시문화제 뻥튀기 경제 효과
[사설] 한산모시문화제 뻥튀기 경제 효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4.08.11 11:34
  • 호수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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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명박 정권 때의 일이다. 이 해 11월에 서울에서 열린 G20정상회의를 놓고 이미지 제고효과를 포함한 경제효과가 31조에서 450조까지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단 이틀만의 회의로 수십, 수백조의 효과가 가능한 것인가 하는 하는 의문에 국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었다.

여러 가지 사업이나 행사에서 경제효과 부풀리기는 주최측의 ‘엿장사 맘대로 식’인가 보다. 2012년 금산 인삼축제를 치르고 난 뒤 금산군은 열흘 동안 치른 축제에서 ‘75만6000명 방문’, ‘936억원의 경제효과’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금산군은 대한민국 최고의 산업형문화관광 축제의 위상을 확인시켰다고 자체 평가했다. 발표된 수치를 보면 축제 예산 23억원을 들인 것에 비해 엄청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군은 지난 6일 군청회의실에서 추진위원 29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5회 한산모시문화제 결과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산모시문화제 축제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119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참가 인원은 모두 29만명이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4억원을 들여 단 4일 만에 이같은 효과를 거둔 것은 금산군보다도 더 어마어마한 성과이다. 금산군이 “대한민국 최고의 산업형 문화관광 축제의 위상을 확인시켰다”고 자평했음에 비하면 서천군은 세계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주장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대로만 계속 해도 되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추진위원들은 “한산모시축제가 우리나라 대표축제로 발전하기 위한 특화된 모시제품과 지역연계 관광상품 개발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경제효과 내실화와 관광객 다양화 방안 강구라는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쓴웃음을 금할 길이 없다. 대체 어떤 방식으로 산출을 했기에 이같은 결과들이 도출되었는가. 방문객 수와 경제효과 모두 명확한 근거 없이 단순 추정치에 불과, 축제 성과를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관객이 현저히 줄어 마지막 날 저산팔읍길쌈놀이에서는 관객 200여명이 있었을 뿐이었고 이어서 들풍장굿 공연을 하기로 되어있었지만 이를 생략한 채 서둘러 폐막을 한 것을 기억한다.

그럼에도 29만명이 다녀갔다는 것이다. 서천군민 6만여 명 모두가 매일 다녀간다 해도 24만명이다. 행사장에서 방문객 수를 세어보는 관계자도 볼 수 없었다.

축제의 성과를 과도하게 부풀려 지자체장의 성과로 삼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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