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급수 넘은 영산호…다음 차례는 금강호”
“생태자원 손실, 예측조차 불가능한 규모”
지난 22일 마서면 당선리에 있는 서천 기후변화실천학교에서 금강유역환경포럼 세종·추남 포럼이 열렸다. 금강유역환경포럼 세종·충남지역위원회의 주최로 ‘금강 생태복원을 통한 생태 다양성과 문화 다양성의 회복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은 금강유역환경포롬과 푸른서천21실천협의회가 주관했으며, 금강유역환경청, 뉴스서천, 뉴스스토리, (사)서천생태문화학교에서 후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공주대 정민걸 교수, 이재영 공주대 교수, 이상진 충남발전연구원, 유승광 기벌포문화마당 대표가 주제발표를 했다. 좌장을 맡은 이상선 금강유역환경포럼 공동대표는 “생물다양성과 문화다양성을 회복하려면 금강 물길을 막아서는 안되고, 금강 유역의 전북, 세종시, 충남, 대전시의 시민단체들이 이 문제를 적극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편집자>
◆ 금강하구 생태 복원을 위한 필요성과 방향
정민걸(공주대 교수)
금강하굿둑 추진의 명분은 가뭄과 홍수피해를 막고 용수원을 확보하여 타 지역에 비해 낙후한 군산과 장항지역의 지역개발이었다. 1972년 새마을 경제협력지구로 책정돼 75년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1983년 11월 착공, 1990년 10월에 완공됐다.
현재 하굿둑의 경제 효과를 따져보자. 범람 위험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 효과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방 보강 효과이다. 제방 밖의 배수 불량에 따른 위험 아직도 상존하고 있다. 새만금간척사업이후 모래 유입이 차단돼 어족자원 산란장이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하굿둑으로 인한 생태자원의 손실은 예측 불가능한 규모가 될 것이다.
금강 하구호의 용수는 충남과 전북의 군산, 익산, 김제, 완주, 서천, 부여에서 이용하고 있다. 2012년도 국토해양부의 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도에 농업용수 3억4100만톤, 공업용수 3300만톤 등 총 3억7400만톤이다. 그러나 농업용수의 이용은 정확한 통계가 어렵다.
금강물은 인간을 위한 용수로도 쓰이지만 바다에 영양염류를 공급하여 수산자원을 유지시키고 다양한 생태적 기능을 한다. 2012년 용역보고서에서 국토부는 “현 상태가 훼손된 상황임을 확인하였지만 해수유통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저감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해수유통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이상한 결론을 제시했다. 영산호는 현재 5급수로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다. 금강호도 이를 따라가고 있다. 4대강 댐은 물의 흐름을 차단해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기능을 떨어뜨린다.
◆충청남도의 금강 비전
이상진(충남발전연구원)
서해안 전역의 해수유통에 대한 요구는 강력하다. 이에 ‘하구관리 및 복원에 대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준비 중에 있다. 금강유역은 대부분 저평한 지역으로 해발 100m 이하의 지형이 약 48%를 차지하고 있다. 유로 연장은 401km이며 유로면적은 9855.7㎢로 남한 전체 면적의 약 1/10이다. 주요 지천들은 크고 작은 평야를 형성하여 충남 최대의 곡창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충남의 금강 유역 6개 시군은 충남의 49.6%를 차지하는데 공주시가 14.3%로 가장 넓고 생태자연도 1등급이 가장 많은 시군은 청양군으로 충남 대비 32%이며 서천군이 2.8%로 가장 낮은 등급을 차지한다.
대청댐 부착조류 관측결과 영양염 지수가 금강정비사업 이후 낮아졌으며 최근 일부 구간에서 상승하고 있다. 대청댐 수서곤충의 개체수는 2010년 이후 중하류 전 구간에 걸쳐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또한 중하류 전 구간에 걸쳐 어류 개체수가 급격한 감소를 보이고 있다.
BOD 기준으로 2013년까지 대청댐 수질은 2등급으로 만족할 만한 수질이었으나 2014년 최근 3등급으로 악화됐다. COD 기준으로는 2013년까지 3등급에서 최근 4등급으로 악화됐다. 호소수질 기준 평가시 4등급에서 5등급으로 악화됐다.
충남도에서는 지속가능한 물환경 관리와 생물자원 다양성 회복을 위해 수변지역 보전, 하천 사행화 및 하도 복원, 하천 모래톱 복원, 점오염원 관리사업, 조류서식지 조성사업, 논습지 조성사업 등 다양한 사업들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금강하구 역사와 문화
유승광(기벌포 문화마당 대표)
금강은 역사적으로 475년 백제가 한성에서 웅진으로 천도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크게 기벌포시대 - 진포 시대 - 하굿둑 이전의 시대 - 하굿둑 이후 등으로 크게 시기 구분을 해볼 수 있다.
기벌포 시대에서는 당나라 소정방이 13만 대군을 거느리고 상륙했으며 663년 제왜연합군과 나당연합군이 국제 해전을 벌인 백강전투의 현장이다. 이후 신라의 문무왕 때 (676년) 당나라 군사를 한반도에서 완전히 축출한 ‘기벌포 해전’이 벌어진 곳도 금강 하구이다.
고려 말 왜구의 침입으로 나세 장군이 화포를 배에 장착해 세계 전사에서 최초로 함포사격을 했던 진포구 대첩의 현장이 금강하구 장항이다. 이후 조선시대에 금강은 내륙수로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조수를 따라 배가 드나들던 강경은 대구, 평양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경강이었다. 강경에서 내륙으로 들어간 물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소금이었다. 전라남도에서 온 소금이 뱃길로 강경까지 와서 내륙으로 확산됐다.
일제 강점기 일본은 조선의 민족자본을 붕괴시키기 위해 금강 하구의 경제사회적 중심이었던 강경에 호남선이 통과하고 군산선 철도를 부설하였으며 1929년 장항선이 개통돼 내륙수운이 수그러지며 강경이 쇠퇴하기 시작했다.
1990년 하굿둑의 완공으로 금강은 바다와 남남이 되었다. 하굿둑 아래로는 토사가 퇴적되어 장항항은 그 기능을 잃고 장항읍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 금강이 살아야 장항이 살고 장항이 살아야 서천이 산다.
◆ 생물·문화 다양성이 지역공동체에 미치는 영향
이재영(공주대 교수)
케냐에서는 호리병박과 그 50여 가지 아종들이 1만년 동안 재배되어 왔으며 풍부한 문화적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플라스틱 용기가 나오면서 이 박을 이용하는 지혜와 지식들이 형편없이 평가절하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박을 재배하는 지역도 점차 줄어들어 점차 멸종돼가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에서는 식민지 시대 동안 약초를 이용한 치료는 ‘퇴보적이고 비문명적이며 반신성한 것’으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통적인 약초요법은 사라지지 않고 지하에서 더욱 번성했다. 이 식물들은 주민들의 정신적, 신념적, 실천적 맥락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변 지역에서 약 100명의 전통적인 의사들이 ‘큰 숲’에 모여들었고 이 숲이 전통적 생태의료 지식으로 공유하고 확산하는 센터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음식과 약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탄자니아는 전 세계에서 생물문화적 다양성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33개 지역 중 하나로 200여종의 토종 동물과 800여종의 토종식물 원산지이다. 탄자니아에서 127개 이상의 언어가 존재하며 칼리히리어를 전체 인구의 95%가 사용하고 있지만 식물을 구분하고 찾아내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토착어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서천군은 금강, 서해, 갯벌, 논 등 풍부한 생태자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액체이다. 하굿둑은 이를 토막내 고체화 했다. 4대강사업도 마찬가지이다. 강들을 토막내 고체화 함으로써 생태적 다양성을 사라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