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연구·발굴작업 시급, 정체성 규명 돼야
신 국도관리전략 수립을 위한 주요사업으로 서천군이 야심차게 계획한 기벌포 문화권 개발사업이 발표되면서 기벌포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웅진, 사비시대 군사·문화적으로 중요 위치였던 것으로 알려진 기벌포에 대한 역사적 규명을 위한 학술연구와 발굴작업이 선행되지 않은 채 서천군만의 문화로 인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실정에서 서천이 기벌포 문화의 중심지임을 규명할 수 있는 역사적 증거가 발굴돼 향토사학자는 물론 주민들의 커다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고려사나 세종실록지리지 등의 문헌에도 기록되고 있는 용당진사(龍堂津祠)가 바로 그 증거이다.
기벌포 문화는 웅진, 사비시대 때의 문화가 기벌포에서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전역에 걸쳐 전파전수 되면서 형성되고 그로 인해 번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 장항항을 중심으로 웅진, 사비시대 문화유입·유출은 물론 군사이동의 중심지역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기벌포는 단순히 지역적 차원을 넘어 동북아시아의 핵으로 주목받았을 것이라는 게 한 향토역사학자의 주장이다.
이런 점에서 용당진사는 기벌포가 웅진, 사비시대 문화교류의 중심지임을 나타낼 수 있는 중요위치다.
장항읍 원수2리 용당산에 위치했던 것으로 나타난 용당진사는 용당산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용왕신에게 용왕제를 지내던 산이다.
이는 해상을 이용한 문화교류와 군사이동이 잦았던 웅진, 사비시대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것으로 시대적으로 국가중요 교류를 앞두고 용당진사에서 각종 제식행사와 환송·환영행사가 펼쳐졌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 때 웅진명소로 지정돼 용왕제를 지냈으며 웅진에서 향과 축문이 내려졌다고 기록, 조선시대 기우소로 기우제를 지냈던 곳으로 입증돼 있다.
따라서 웅진, 사비시대 기벌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화의 전파전수와 군사이동의 안녕을 기원했던 곳이 용당진사로 기벌포 문화의 정체성을 규명할 수 있는 증거로 주목받고 있다.
향토사학자 유승광씨는 “현재 백제시대 문화재로 규명될 수 있는 것은 용당진사, 중태산성, 송내리산성, 남산성 등으로 이의 역사적 재조명을 위한 학술연구와 발굴작업이 시급하다”며 “기벌포 문화는 서천에 위치한 각종 성(城)과 성(城)의 연결성, 백제고분 출토 등과 함께 연계해 역사적 재조명을 통한 정체성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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