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기 좋은 정주여건 중 병원이 인근에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응급을 요하는 경우 죽을 사람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군의 경우 주간에는 서천 읍내에도 여러 병원이 있고 가벼운 환자일 경우 마을마다 보건진료소가 있어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야간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관내에 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보건소에서 이 업무를 일부 담당하고 있지만 중환자의 경우 군산이나 익산 등지로 환자를 수송하는 부담이 따르고 있다. 그래도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편이어서 다행이긴 하다. 그러나 야간에 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이 없다는 사실은 많은 주민들의 상실감을 불러왔다.
응급실을 운영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아무리 큰 병원이라 하더라도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야간 운영에 다른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소도시 병원 응급실은 공익을 위해 관의 지원을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
군에서는 응급실 설치 운영을 목적으로 지난 3일 원광대학교병원과 ‘(가칭)원광대학교 서천병원’을 건립하는 내용의 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 내용은 병원이 들어설 예정인 장소는 (옛)서천역 일대(군유지)이며, 부지면적 5540㎡, 2층 건물 연면적 2138㎡ 규모로 총 45병상에 응급의학과, 내과, 외과 등 7명(3명 전문의)의 의사를 비롯, 총 50여명의 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군은 오랜 숙원을 해결했다고 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문제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야간 응급실만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서천에 야간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이 하나 설립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기존 병원들의 수익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지역민들의 고용문제와 연관이 있다.
서천군의 재정자립도는 충남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다. 이에 비해 야간응급실 운영을 위해 출혈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서천군이 부지 제공을 하고 적자 운영일 경우 인건비의 2분의 1을 군에서 보전해 준다고 한다. 적자폭이 어느 정도일지, 또 초기 투자 부분에 대한 기회비용까지 포함하는 것인지 아직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계약 내용에 따라 서천군이 부담해야 할 부분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군지 지원 금액도 문제이지만 지원한 만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느냐 하는 점도 따져보아야 할 문제이다. 차라리 그 금액을 기존의 서천 관내에 지원했을 경우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군 앞으로 빠른 시일 내에 본계약을 체결한다고 한다. 군은 서둘지 말고 면밀하게 따져 군민들의 동의를 얻어 이 일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서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