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하구에 자리잡은 장암리는 서천에서 우리 먼 조상들이 가장 먼저 정착해 살던 곳이었다. 장암리 당크메에서 발굴된 기원전 5000년 경의 빗살무늬토기가 이를 말해준다
이후 삼국시대에는 동아시아 패권을 가르는 군사적 요충지로 기벌포라는 기록으로 남아있고 고려시대에는 장암진성이 있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서천포로 기록되어 있다.
이곳에 일제는 금 제련소를 들여앉혀 대륙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다. 식민지배의 그 후유증은 오늘날까지 남아있다.
지난 2007년 5월 <뉴스서천>의 첫 보도로 장항제련 주변지역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 실태가 세상에 알려지자 정부는 주민건강영향조사와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했다. 토양정밀조사에서 발암물질인 중금속 비소가 기준치의 1200배 초과하는 등의 결과가 나왔다.
이에 정부는 제련소 굴뚝 반경 1.5km 이내 지역은 건물과 토지를 매입해 건물을 철거해 토지를 정화하기로 했으며 제련소 굴뚝 4km까지는 건물을 그대로 둔 채 토지를 정화하기로 했다. 현재 토지 매입이 완료되었고 오염 토양 정화작업도 지난해 말로 끝났다. 환경부의 토지 매입으로 정화가 끝난 토지는 환경부 소유가 됐다. 이제 오염정화토지 활용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서천군과 충남도의 정치인들은 장항제련소 오염정화토지 활용에 대해 장항생태산단, 생태원, 해양생물자원관과 연계한 브라운필드 사업으로 생태해양바이오 분야의 R&D가 결합된 ‘산업특구’를 지정하겠다고 선거 공약으로 삼았다.
현재 서천군은 장항제련소 오염토 정화부지(브라운필드)를 ‘스마트 국제환경테마특구’로 조성해 지역의 신성장 동력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서천군이 구상하고 있는 기본 안은 오염토지를 경제성보다 재자연화를 위한 생태환경 중심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일제의 매립으로 인해 사라진 장암리 습지를 복원해 금강과 서해의 생태적 연결성을 확보하고 옛 장항제련소를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같은 서천군의 기본 구상에 적극 찬성한다. 그러나 장암리는 선사시대 이전부터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며 7세기 나당연합군과 백제·왜 연합군이 쟁패를 다툰 국제해전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성을 더한다면 서천군은 또 다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지역이 될 것이다. 생태계 복원과 함께 역사와 문화의 복원을 함께 도모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