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봉사로 외길만을 걸어온 공직자들도 많다. 누가 시켜서 궂은 일을 해온 것도 아니고 살림이 넉넉해 남을 도운 것도 아니다. 더구나 상이나 출세가 탐이 나서 밑거름이 된 것도 아니다. 오로지 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묵묵히 헌신했을 뿐이다.
그러나 복지부동과 근무태만으로 전체 공직자들의 상을 실추시키는 공무원들도 많다. 비리를 저지르는 공무원들도 있다. 올들어 서천군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유난히 많이 일어났다.
지난 2월 2020년도에 충남도 감사과에서 실시한 서천군과 아산시의 문화관광분야 보조금 특정감사 결과가 공개됐다. 서천군 감사 결과에 따르면 행정상 시정 3건, 주의 4건 등 7건에 재정상 1240만원을 반납조치하고 66만원은 징수, 191만7000원은 회수 조치했다.
지난 5월24일부터 6월4일까지 충남도 감사위원회가 서천군을 상대로 진행한 종합감사에서 기간제 채용 부적정 사례에 주의 및 기관경고 등 행정상 67건을 적발하고 6억1000만원을 회수(5700만원)하거나 부과(2억1700만원) 감액(3억3600만원) 조치했다.
위 감사에서 서천군의 기간제 직원 채용 부적정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반복 되풀이 되고 있는가 하면 2016년 도입한 ‘전문관제’가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부실하게 운영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관급공사를 관내의 업체에 골고루 배분하지 않고 특정업체에만 몰아주어 도 감사의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4년간 서천군이 발주한 공사 총액은 3844건에 2418억3100만원으로 이 가운데 1인 견적 수의계약은 전체 공사금 건수의 67.8%에 해당하는 2609건에 346억1600만원이었다.
수의계약이란 경쟁이나 입찰의 방법을 쓰지 않고 임의적으로 상대방을 골라서 체결하는 계약으로 서천군에서는 공사금액이 2000만원 미만일 때 시행한다. 수의계약 자체가 부정으로 흐를 위험성이 다분하다. 그럼에도 한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현상이 두드러진 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최근 서천경찰서는 농업보조금 부정수급과 관련해 관련부서 공무원 2명을 홍성지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지난 9일에는 서천의 한 시민단체가 군 공무원 13명을 무더기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런 가운데 군은 지난 10일 서천 문예의전당 대강당에서 ‘감사 지적사례를 통한 공직자 청렴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서천군 공직자를 대상으로 올바른 공직관 정립과 신뢰받는 공직문화 확산을 위해 시행됐다 한다. 서천군청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