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는 마을을 뜻하는 동(洞)은 물을 같이 사용한다는 뜻에서 나왔다 한다. 금강을 사이에 둔 서천과 군산, 충청지역과 전북지역은 하나의 공동체이다.
오랜 옛날부터 강을 따라 올라오는 물고기를 함께 포획했으며 그 물로 농사를 지었다. 수시로 강을 넘나들며 서로 교류해왔으며 하나의 문화권을 형성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금강을 따라 그어진 도계가 이해의 차이를 낳고 정치인들에 의해 이는 심화되어 왔다.
그러나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는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두 지자체의 화합과 상생협력을 위한 공동발전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매년 행정협의회를 운영해오고 있지만 이러한 이해의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11일 군산시청에서는 전북권과 충청권의 민간단체 대표들이 모여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금강하구자연성회복추진위원회’가 역사적인 출범을 알린 것이다. 두 지역의 89개 단체 대표들이 모인 이날 정치권에서도 한 목소리를 냈다.
충남도의회의 한 도의원은 “오늘 이 자리는 ‘금강하구 자연성 회복을 위해 지역간 갈등의 벽을 없애고 뜻을 함께 하는 자리”라며 “지역간의 문제를 넘어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생명 존중의 시대로 나아가는 주춧돌이 되자”고 말했다.
군산시 한 시의원은 “요즘 전 세계는 자연 환경을 회복하기 위해 탄소를 줄이는 게 당면 목표인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며 “군산에서도 서천과 손을 잡고 공존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에는 이수 기능과 치수 기능 못지않은 생태 기능이 있다. 강이 날라다 갯벌에 부리는 영양염류는 인근에 어장을 형성해 금강 하구 일원에서는 예로부터 수산자원이 풍부해 양 시군은 이를 토대로 풍요를 누렸다.
그러나 1991년 금강하굿둑으로 강의 생태 기능이 사라진 이후 금강 하구의 수산업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동네가 텅 비고 토사퇴적으로 인한 항구기능이 마비됐다. 2006년 새만금방조제로 물길이 막힌 이후 양 시군은 더욱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풍요를 누리던 황금어장이 사라졌다.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풀지 못한 문제를 민간단체들이 해결하자고 나섰다. 전북과 충청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나서서 금강하구역을 복원하고 금강유역 공동체를 살리기 위한 ‘금강하구 자연성 회복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충청권과 전북권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