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을 선언한 지 2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전 인류가 큰 혼란을 겪으며 고통을 겪어왔다.
아직도 팬데믹이 종료되지 않은 어수선한 가운데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곧 새 정권이 출범을 할 것이다.
월남 선생의 먼 조상 고려 말의 대학자 가정 이곡 선생이 남긴 문집 <가정집>에 ‘차마설(借馬說)’ 실려 전한다. 다음은 차마설 첫 부분이다.
“내가 집이 가난해서 말이 없으므로 혹 빌려서 타는데, 여위고 둔하여 걸음이 느린 말이면 비록 급한 일이 있어도 감히 채찍질을 가하지 못하고 조심조심하여 곧 넘어질 것같이 여기다가, 개울이나 구렁을 만나면 곧 내려 걸어가므로 후회하는 일이 적었다. 발이 높고 귀가 날카로운 준마로서 잘 달리는 말에 올라타면 의기양양하게 마음대로 채찍질하여 고삐를 놓으면 언덕과 골짜기가 평지처럼 보이니 심히 장쾌하였다. 그러나 어떤 때에는 위태로워서 떨어지는 근심을 면치 못하였다.”
가정 선생은 글에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이 어느 것이나 빌리지 아니한 것이 없다.”고 갈파한다. "임금은 백성으로부터 힘을 빌려서 높고 부귀한 자리를 가졌고, 신하는 임금으로부터 권세를 빌려 은총과 귀함을 누리며, 아들은 아비로부터, 지어미는 지아비로부터, 비복(婢僕)은 상전으로부터 힘과 권세를 빌려서 가지고 있다. “그 빌린 바가 깊고 많아서 대개는 자기 소유로 하고 끝내 반성할 줄 모르고 있으니, 어찌 미혹(迷惑)한 일이 아니겠는가?”라며 개탄하고 있다.
앞으로 두 달 후면 지방 선거운동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얻는 운동은 차마설에 비추어 보면 말을 빌리는 행위인 것이다. 빌렸으면 이에 대한 보답으로 좋은 일을 하고 되돌려줄 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주인의 뜻을 헤아려 정치를 함으로써 주권자인 국민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새 정권에 이같은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