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스마트 농업을 주목하는 뉴스가 자주 등장한다. 10층 높이 이상 유리온실로 지은 농장에서 재배하면 1년에 8번 수확할 수 있고, 도시와 가깝다면 운송 거리가 짧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고 홍보한다.
최근 한 텔레비전 뉴스는 스마트 농업과 인공육을 보도했다. 화학농약과 농약을 사용하는 관행농업보다 친환경이고 유기농산물보다 저렴하다는데, 보급이 느린 현실이 안타까웠을까? 그 뉴스는 스마트 농업 관련 전문가의 인터뷰를 두루 내보냈지만, 농촌의 농부와 문제 제기하는 전문가를 철저히 배제했다. “스마트”라는 용어를 고집하는 기업의 자료를 정성껏 보도할 뿐, 문제점을 한사코 외면한 이유는 무엇일까?
콩을 사용하는 대체육에 이어 생명공학 기술로 배양하는 줄기세포 배양육을 소개한 언론은 온실가스인 메탄의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이므로 기후위기 극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많은 연구로 맛과 풍미, 그리고 식감이 개선된 인공육의 가격이 저렴해질 2030년이면 기존 육류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예견한 미디어도 등장했다.
흙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스마트 농장은 해충은 물론이고 어떤 미생물도 침투하지 못하므로 청정하다고 자부한다. 켜켜이 쌓은 스펀지나 유리섬유 모판에 씨앗을 심어 정시 적량의 영양분을 공급하므로 사시사철 안전한 농작물을 풍부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데, 친환경일까? 난방과 LED 조명, 그리고 최첨단 설비를 운영하는데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주변의 모든 가금류를 살처분하듯, 피하지 못한 감염 사고는 걷잡지 못할 비용과 에너지를 요구할 것이다.
콩으로 제조하는 대체육은 이미 보편적인데, 맛과 식감을 위해 들어가는 화학물질이 과연 친환경일까? 미국에서 막대하게 수입하는 콩은 화학농업으로 생산한다. 콩 칼로리의 10배 가까운 열량의 석유를 소비해야 대체육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갈 수 있는데, 친환경인가? 배양육은 무모하다. 소 태반에서 추출하는 배양액은 공짜가 아니다. 공장식 축산보다 막대한 비용과 화석연료를 정부가 보조해야 가공육의 가격이 내려갈 것이다. 메탄가스가 덜 나오더라도 이산화탄소 배출은 무시할 수 없는데, 맛과 향을 약품으로 보완하면 안전해질까? 스마트 농업 이상으로 감염에 치명적일 텐데.
재난을 거듭 초대하는 요사이 기후위기는 인류의 획기적인 삶의 변화를 긴박하게 촉구한다. 화학농업과 공장식 축산보다 다소 친환경이더라도, 스마트 농업과 인공육은 기후위기 대응으로 지나치게 한가하다. 기후학자는 현 지층을 파국 앞의 ‘인류세’로 규정한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인류가 던진 부메랑인데, 대응이 더 큰 부메랑이어야 할까? 위기를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기업을 위해 미래세대마저 희생시킬 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