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소가 ‘위험한데도 불구하고’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들은 발전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을 주요 이유로 꼽는다. 원자력으로 인한 발전이 태양열·풍력 등 대체 에너지로 인한 발전은 물론 화력·수력 발전보다 훨씬 값이 싸다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 1기를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은 보통 1조원 이상이다. 그러나 30, 40년 후에는 폐쇄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이다. 전기요금 산출에는 이 비용까지 넣고 계산해야 하지만 폐쇄 비용은 계산에 넣지 않고 있다.
건설비용은 현금이므로 바로 나타나고, 원료, 운영, 인건비 등도 확실히 나타난다. 그러나 폐기비용은 오염도 낮은 헬맷, 장갑 등 중저준위 폐기물과 핵연료 등의 고준위 폐기물에 대한 처리비용인데 이게 불명확하다.
이러한 원자력발전소의 폐기비용은 적립하도록 하고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는 적립해둔 기금을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데 다 사용하고 현재는 충당부채로 적립토록 하고 있다. 당장은 장부상 부채로 남아 재정상 압박이 되지 않지만, 추후 폐로를 해야 할 때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경우 폐로를 미루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수명이 끝나면 핵발전소 전체가 중저준위 폐기물이다. 그 때 폐기될 비용까지를 전부 현재 비용으로 환산해야 한다. 사고가 날 경우 사고확률 곱하기 피해규모 등을 포함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 비용은 폐기비용과 사고 위험비용을 제대로 계산하지 않으면 총 생산비가 얼마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이 모든 걸 다 포함시키면 핵발전 전기는 값싼 게 아니다.
폐로가 됐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중저준위 핵폐기물과 사용후핵연료인 고준위핵폐기물을 방사능이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관리해야 한다. 고준위핵페물에 남아있는 핵종 가운데 플루토늄은 반감기가 2만4000년이다. 독성이 다 사라지려면 10만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 그래서 현재 발전소 부지안에 수조를 만들어 열을 식히며 보관하고 있다.
이러한 고준위핵폐기물을 관리에 드는 비용은 정확히 산출하기도 어려우며 그 부담은 고스란히 후손들에게 떠넘겨지고 있다.
이처럼 원자력발전을 고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사고가 날 경우 인류의 절멸로까지 가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지구상의 많은 나라들이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겪고 ‘탈핵’을 선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