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 / 공자의 제자 자하의 공부법
■ 송우영의 고전산책 / 공자의 제자 자하의 공부법
  • 송우영
  • 승인 2023.04.29 09:38
  • 호수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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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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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자장편 19-6 문장에서 자하가 말한다<자하왈子夏曰>. “넓게 공부하되 뜻이 흔들리지 않으며<박학이독지博學而篤志> 간절히 묻되 가까운 것에서 미루어 생각한다면<절문이근사切問而近思> 사람으로서 사람다운 모습은 그 안에 있느니라.<인재기중의仁在其中矣>”

이 말의 전거典據를 따진다면 <예기禮記> 내칙內則편을 들 수 있다. 그 내용에 따르면, 많이 공부하되 함부로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박학불교博學不敎> 안으로는 지식과 덕을 쌓으며 밖으로 드러내지 않느니라.<내이불출內而不出>

공자님께서 이 말을 좀더 쉽게 풀어놓은 글이 논어 위정편2-11문장이다. “옛글로 기본을 충실히 쌓은 다음에<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새 글을 알아야 가히 스승이 되리라<.가이위사의可以爲師矣>”

옛사람은 이러한 공부법을 일러 근학수기勤學守己라 했다. 부지런히 공부해 내 몸을 지킨다는 말이다.

장자는 말한다.<장자왈莊子曰> “사람이 공부하지 않으면<인지불학人之不學> 재주없이 하늘에 오르려는 거와 같나니<여등천이무술如登天而無術> 배워서 앎이 많아지면<학이지원學而智遠> 마치 상서로운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며<如彼祥雲覩靑天> 높은 산에 올라 사해를 바라보는 거와 같나니<여고산이망사해如高山而望四海>”

옛사람은 이쯤에서 멈추지 말고 한 발 더 나아가라고 하는데 <예기禮記> 학기學記편은 말한다. “옥도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기가 불가하며<옥불탁불성기玉不琢不成器> 사람도 공부하지 않는다면 사람의 도리를 알기가 어렵다<인불학부지도人不學不知道>”

그래서 고대의 어진 군주는<시고고지왕자是故古之王者> 나라를 세우고 백성을 다스림에<건국군민建國君民>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교학위선敎學爲先> 공자님께서 논어2-15 문장에서 공부의 기본을 말씀하셨는데<자왈子曰> 공부를 하기는 하는데 생각하지 않으면 무망하게 되며<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 생각을 하기는 하는데 공부하지 않는다면 위태롭다.<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

공자님의 제자 중에 이러한 가르침을 성실히 따라서 공부한 인물이 안회인데 그는 단명해 일찍 죽었다. 그 다음으로 이러한 가르침을 따른 인물이 자하이다. 안회만은 못하지만 나름 공부하려고 무던히 애를 쓴 인물임에 분명하다.

자하子夏는 성은 복이요 명이 상인데 자하라는 이름은 논어에 21회에 걸쳐 등장하는 인물이다. 나이는 공자님보다는 44<이본엔 48세 아래라고도 함> 아래이며 진나라 온국인溫國人이라고 하는데 본래 온국溫國은 위나라에 속해 있어서 위나라 온국인溫國人이라는 게 통설이다.

사마천 사기열전에 따르면 자하는 황하 서쪽 서하에서 살면선 제자를 가르쳤으며 공자가어 72 제자해편에 따르면 위나라 문후의 스승이 된 인물이며 훗날 위문후魏文侯의 국정 자문을 했다고 전하는 인물이다. 자하에게서 제나라 직하학파稷下學派가 나왔으며 제나라 임치 직하궁 초대 궁주가 성악설을 주장한 철인 순자荀子.

여불위呂不韋가 쓴 여씨춘추呂氏春秋 당염편當染篇에 따르면 단간목段干木이 자하에게서 배웠고 사기 유림열전에 따르면 전자방田子方 오기吳起 금활려金滑黎가 그의 문도라 전한다.

세상 사람들은 자하를 일러 서하의 공자라 평한다. 중국 한 나라 때 유향劉向이 편찬한 <설원說苑> 잡언雜言 편에 따르면 공자님 말씀에<공자왈孔子曰> “내가 죽은 후에는<구사지후丘死之後> 자하는 날마다 공부가 증진할 것이고<상야일익商也日益> 자공은 날마다 공부가 줄어들 것이다.<사야일손賜也日孫> 자하는 어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며<상야호여현기자처商也好與賢己者處> 자공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기뻐한다.<사야호열불여기자賜也好說不如己者>”

논어 자장편 19-5문장에 자하의 공부법이 기록되어있는데, “모르는 것은 날마다 공부하며<일지기소망日知其所亡> 한 달 동안 공부한 것을 잊지 않도록 공부한다면<월무망기소능月無忘其所能> 공부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가위호학야이의可謂好學也已矣>”

자하가 공부를 엄청 많이 한 것은 맞다. 그는 스승님께 안회 다음으로 공부를 좋아한다는 호학好學의 호칭을 받고자 공부했던 인물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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