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제작되었던 음악서사극 <연극 전태일- 네 이름은 무엇이냐>가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29일 오후 7시 서천문예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제1회 오월광대 박효선 연극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전태일 정신을 동시대에 새롭게 해석하여 한국 연극사에 기록될 연극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연극은 두 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밀도 있는 배우들의 연기, 탈과 인형, 영상을 활용한 우화적인 무대연출, 20곡의 다채로운 노래와 라이브 연주로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아왔다. 각 장면마다 다르게 등장하는 10명의 전태일은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 만나본 적이 있는 누군가이기도 하고 나이기도 하다. 궁극에는 전태일이 관객 모두에게 속해있음을 드러내는데, 이것은 ‘연극 전태일’만이 갖는 독특한 색깔이다.
장소익 연출은 지난해 ‘표독미싱사’였던 노파의 자리에 중학생 소녀 ‘예진’이를 배치했다. 10대 소녀의 목소리와 눈으로 1970년의 전태일을 불러내어 2023년 현재에 집중하고 미래를 상상하도록 했다. 사실과 비사실이 공존하는 무대에서 실제로 나오는 재봉틀 소리, 쇠망치 소리, 현장의 음악연주가 관객들의 감각을 일깨우는 데 초점을 두었고, 정형화된 춤도 마임도 아닌, 거친 대지의 움직임과 같은 배우의 움직임을 창출하고자 했다.
정부 보조금이나 기업의 협찬을 받지 않고, 시민의 순수한 모금으로 진행되어온 독립 제작방식은 공동체 문화가 침체되어가는 이 시대에 우정과 연대의 전태일 정신을 상기시켜준다. 이번 서천 공연은 ‘민주노총 서천군위원회’가 주최하고 전국협동조합노조 서천축협지회, 공무원노조 서천지부, 전교조 서천지회, 세종충남지역노조 남부지부 등 약 20여개 단체 및 시민의 자발적인 힘으로 기획해왔다는 데 의의가 크다. 특히, 서천군에 거주하는 학생 4명(곽이수, 박예린, 김소연, 김수언)이 어린 시다 역할로 특별출연함으로써 공동체와 함께 만드는 연극 전태일에 생명력을 더하고 있다.
‘함께하는 연극 전태일’ 공동대표인 조영선 변호사는 “53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 사내하청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들은 수많은 전태일이 되어 거리에서, 공장에서, 죽음을 건 노동을 하고 있다. 비록 세월의 간극에도 불구하고 청년 전태일은 춤과 연극으로 부활하고 있다. 전태일 정신을 삶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예술가와 시민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2023 연극 전태일>을 통해 우리 시대 청년들과 노동 인권 평화의 가치를 공유하고 싶다”라고 공연의 의의와 기대를 밝혔다.
티켓 가격은 2만원, 19세 이하 청소년 학생은 무료관람으로 ‘함께하는 연극 전태일’ 제작국(010-4251-1952, 010-7758-8504)과 인터넷(https://forms.gle/gfeZnUAXvK6cbUGN6)에서 예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