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 /공자님께서는 70세 즈음에 스스로 고백하셨다
■ 송우영의 고전산책 /공자님께서는 70세 즈음에 스스로 고백하셨다
  • 송우영
  • 승인 2024.02.01 08:51
  • 호수 1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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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영/서천서당 훈장
송우영/서천서당 훈장

공자님께서는 나이 70세에 이르러 자신을 고백한 장면이 논어에 기록되어있다. 이를 세상 사람들은 70자서 또는 70자술이라고 부르는데 암튼 70세에 이르러 군더더기 없는 문체로 자신의 삶을 밝힌 글이다.

논어 위정편 2-4문장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공자님 말씀에<자왈子曰> 나는 열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으며<오십유오이지우학吾十有五而志于學> 서른 살에 섰으며<삼십이립三十而立> 마흔 살에 흔들리지 않았으며<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 쉰 살에 천명을 알았으며<오십이지천명五十而知天命> 예순 살에 귀가 순해졌으며<육십이이순六十而耳順> 일흔 살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라도<칠십이종심소욕七十而從心所欲> 법도를 넘지 않았느니라<불유구不踰矩>”

이 문장의 특징은 어느 한 글자라도 경히 볼 수 없다는 데 있다. 15세에 공부에 뜻을 두었다는 공자님께서는 서른 살에 이르러 이립而立했다고 한다. 이립이라는 말은 스스로 섰다는 말인데 계씨편16-13문장에서는 불학예不學禮 무이립無以立이라 했고, 요왈편20-3문장에서는 부지례不知禮 무이립야無以立也라 했다. 풀어 말하면 계씨편에서는 예를 배우지 않으면 설 수 없다는 말이고, 요왈편에서는 예를 알지 않으면 설 수 없다는 말이다.

사실 공자님께서는 19세에 이미 예에 관하여 상당히 조예가 깊으셨다. 팔일편3-15문장은 이렇게 기록한다.

공자님께서 태묘에 들어가시니<자입태묘子入大廟> 매사를 물으셨다<매사문每事問> 혹자는 말한다.<혹왈或曰> 누가 추인의 자식을 일러 예를 안다더냐<숙위추인지자지예호孰謂鄹人之子知禮乎> 태묘에 들어와<입태묘入大廟> 매사를 묻기만 하는구나<매사문每事問> 공자님께서 들으시고 말한다<자문지왈子聞之曰> 이렇게 하는 것이 예이니라<시예야是禮也>”

공자님께서는 어려서는 노나라에 사셨고 17세 전후해서는 여러 곳을 다니시며 공부하셨는데 송나라에도 건너가셔서 공부하셨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송나라에 예를 담당하는 기관씨의 따님을 아내로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공자님께서는 특정 인물을 스승으로 섬기신 적은 없으시다. 17세 무렵에 노나라 항당 마을에서 노자를 만나 장례를 함께 도왔다고 했고<예기정의 19권 증자문 717> 역도원酈道元이 쓴 수경주水經注·위수河水의 기록에 따르면 주나라 경왕 10. 17세가 된 공자님께서 주나라로 가셔 노자를 만났다.는 기록이 있으며, 사마천 사기에 따르면 공자적주孔子適周 장문례어노자將問禮於老子라 하여 공자님께서 노자를 찾아가 예를 물었다는 기록도 있는 것으로 보아 예에 관한 공부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때 공자님 나이가 두 개의 판본에 전하는데 20대 초반이라 고도하고 30대 초반이라고도 하는데 아마 20대 초반이 맞을 듯하다. 왜냐면 20대에 예를 다 배워둬야 30세에 이르러 이립而立할 수 있어서다. 그리고 25-27세 무렵에 춘추좌씨전 소공 17년조에 따르면 담나라 임금에게 가르침을 청한 적이 있고 노나라 악관 사양자에게 음악을 배웠다. 공자가어 변악辨樂편에서는 사양자에게 금을 배웠다고 기록하는데<양화편7-20문장에 공자님께서 금을 타시며 노래부르시니<취금이가取瑟而歌> 사인이 듣더라.<사지문지使之聞之> 사양자는 전공이 금이 아니라 경쇠다<헌문14-42문장에서는 공자님께서 위나라에서 경쇠를 두드리셨는데<자격경어위子擊磬於衛>”

후학들에 공자님께서는 다섯 분의 스승을 두셨다고도 하고 혹자는 열여섯 분의 스승을 두었다고도 하는데 다 옳은 말이라 쳐도 문제는 논어에는 그런 기록이 없다는 점이다. 다만 공자님께서 돌아가신 후 논어자장편19-22문장에서 위나라 대부 공손조가 자공에게 공자님은 누구에게 배우셨는가<중니언학仲尼焉學> 라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자공이 답하기를 정해진 선생님은 없다고 말했다. 이로 미루어 보아 공자님께서는 특정 스승을 사사하신 적은 없으신 것은 분명하시다. 그럼에도 15세부터 대략 29세까지는 할 수만 있다면 공부를 하셨던 것은 확실한 알이다. 그리고 30세부터는 그간의 공부를 실생활에 활용을 하셨던 것이다. 그중하나가 정치활동을 하신 것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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