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면은 마산면, 문산면과 함께 서천군의 산림지역이다. 67%가 산림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1930년부터 장항선이 개통되어 지금도 무궁화 정차하는 판교역이 있으며 부여로 통하는 4번국도가 관통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한 곳이다.
장항선 철도 역이 있는 판교는 말 그대로 대처였다. 오일장날에는 인근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도 있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내포지방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우시장이 섰다. 부여, 보령, 청양 등지에서 소를 팔고 사려는 사람들이 판교 오일장 우시장으로 끌고 나왔다. 하루 100여두가 거래되기도 했다고 한다. 우시장 옆 국밥집에는 외지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금은 인구가 2000명선마저 무너졌지만 한때는 1만2000여명이 살았다. 집집마다 도토리묵을 쑤면 매일 5톤 트럭이 와서 서울 경동시장으로 실어날랐다. 도토리묵의 80%를 판교 도토리묵이 점유했다고 한다.
이러한 번성을 말해주듯 현암리에는 60, 70년대의 주조장, 철물점, 사진관, 잡화점 등의 건물과 간판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판교극장 건물도 잘 보존된 채 남아있다. 이러한 옛 정취를 찾아 관광객들이 오기도 하고 영화 촬영을 위해 외지인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러한 판교면 현암리 일원은 2021년 충남도 문화재위원회와 문화재청의 현지조사, 문화재위원회 검토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되었으며,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재로 최종 등록됐다.
현재 근대문화유산 마을로 조성사업이 한창 추진되고 있지만 이 사업과는 별도로 새로운 문화공간이 탄생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까지도 영업을 이어왔던 중국집 동생춘 맞은편에 있는 재미다방(多房)이 그곳이다.
지난 3일 ‘제5회 100세누리 판교면 효 큰잔치’가 끝난 후 재미다방을 마을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역으로 일한 ‘사방팔방 서천이야기 마을기록단’ 김석환 활동가를 만나 재미다방이 태어난 과정에 대해 들었다.
재미다방 건물은 1981년에 지어져 1층에 체인슈퍼, 미용실, 식당이 있었고 2층에는 당구장과 다방이 운영되던 건물이었다. 이곳을 판교 생활공예동아리 ‘도토리’가 맡아 1층에는 공방카페 잼다방이, 2층에는 마을이야기 기록관 ‘보고가게’가 꾸며져 있고 도토리의 활동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판교 생활공예동아리 ‘도토리’는 마을역량강화 프로그램 생활공예과정 수료자들이 모여 2023년 2월 1일에 창립하였고, 회원들이 함께 참여한 생활공예 전시 및 안내, 면민체육대회, 도토리묵 축제, 상상마을교실(교육지원청), 학부모교실(서천도서관) 등의 활동을 진행하면서 2023년 11월 11일에 공방카페 ‘잼다방’을 열게 되었다.
공방카페 잼다방에서는 양말목, 도자기, 우드버닝, 캘리그라피 등의 프로그램이 요일별로 열리고 있다.(문의전화 010-3428-8590)
재미다방 수익기금은 마을이야기 수집, 전시, 마을기록관 운영에 쓰여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