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퇴적으로 펄갯벌로 변해가는 세계자연유산 서천갯벌
토사퇴적으로 펄갯벌로 변해가는 세계자연유산 서천갯벌
  • 홍성민 시민기자
  • 승인 2024.06.20 17:12
  • 호수 11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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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보존·생물다양성 위해 북측도류제 개방 논의해야
▲북측도류제
▲북측도류제

지난해 515일 해양수산부는 와덴해 3(독일·덴마크·네델란드)과 지속가능한 갯벌 보전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다시 새롭게 체결했다.

와덴해(Wadden Sea)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갯벌이다. 와덴해는 독일 니더작센주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 각각의 와덴해 국립공원, 네덜란드의 와덴해 보호구역과 그리고 덴마크의 와덴해 해양보전지역의 대부분으로 구성된다.

와덴해 3국과 협약

와덴해 갯벌은 유럽의 산업화 과정에서 철저히 망가졌지만 1970년대 이후 간척사업을 중단하고 갯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 2009년에 갯벌로는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지정된 갯벌 면적은 2550인 우리나라의 약 3배인 7500에 이른다. 3개국이 갯벌 보존을 위해 공동 관리하여 연간 최대 10조 원의 관광 수입을 올리는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양측은 세계유산인 갯벌과 관련된 공동과학조사, 교육·학술 워크숍, 심포지엄 개최, 전문가 교류를 진행하고, 이와 함께 갯벌생태계의 복원력 강화, 갯벌의 해양쓰레기 오염 저감, 지역사회 참여를 통한 지속가능한 관광모델 마련 등에 대해서도 협력해 나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양측은 실무협의회를 구성하여 중장기 업무계획(2023-2027 Work Plan)을 수립하고, 공동 협력사업도 진행한는 계획도 담고 있다.

서천갯벌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

20217월 충남 서천갯벌은 전남 신안갯벌, 순천·보성갯벌, 전북 고창갯벌과 함께 한국의 갯벌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첫 번째 세계자연유산으로 이름을 올린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독특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갖고 있다. 또한 심미적 가치뿐만 아니라 화산활동에 관한 지질학적 연구가치가 세계 최고의 수준을 인정받아 20077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열린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가 되었다. 그 이후 14년 만에 우리나라에서는 두 번째 세계자연유산으로 한국의 갯벌이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서천갯벌은 금강 기원의 퇴적물이 가장 먼저 퇴적되는 지역으로 평균 기초생산량이 네 곳 중 가장 높은 지역이다. 그 때문에 철새들의 먹이원이 되는 저서생물의 성장이 유리하며, 가장 많은 철새를 부양하고 있는 다양한 철새들의 집합지이다. 매년 약 110여 종의 물새와 약 90만 마리의 개체(연간 누적)가 서천갯벌을 찾는다.

특히 유부도 갯벌에는 IUCN(국제자연보호연맹) 적색목록 23종을 부양하고 있으며, 멸종위급종(CR등급)인 넓적부리도요의 국내 서식지이기도 하다. 또한 국내에서 가장 많은 검은머리물떼새(천연기념물 제326)를 부양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동아시아-대양주 이동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63종의 도요물떼새의 38%에 해당하는 24종을 부양하고 있다. 알락꼬리마도요와 넓적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큰뒷부리도요 등 다양한 도요새가 관찰되어 국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2008년 백합잡이에 나선 유부도 주민. 지금은 펄이 차올라 경운기가 갈 수 없다.
▲2008년 백합잡이에 나선 유부도 주민. 지금은 펄이 차올라 경운기가 갈 수 없다.

국내 최대 철새 서식지 서천갯벌

하지만 세계적으로 중요한 희귀조류의 서식지인 유부도 갯벌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그 이유는 유부도 북측도류제로 인해 갯벌 상태가 점점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996년에 조성된 북측도류제(길이 7200)는 갯벌매립을 통한 장항산단 조성과 군산 외항의 방파제 역할 등을 위해 만들어졌다.

2012년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하굿둑과 인접한 군산 내항과 장항항의 평균 유속은 수문 작동 직전 각각 초당 148105에서 80~9141~66로 느려졌으며 연간 퇴적량이 400여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북측도류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장항 앞바다는 최근 2년간 519가 매몰된 것으로 조사됐다.

유부도 갯벌은 펄갯벌과 모래펄갯벌이 조화롭게 형성된 곳이다. 문제는 북측도류제의 영향으로 토사퇴적이 증가하면서 모래펄갯벌이 점차 펄갯벌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모래펄갯벌이 펄갯벌로 바뀌게 되면 생물다양성에 변화가 일어난다. 모래펄갯벌은 바닥이 단단하며 입자가 매우 곱기 때문에 바지락, 백합, 맛조개, 동죽, 가무락조개 등 다양한 종이 살고 있다.

이런 조화로운 갯벌구조 때문에 유부도갯벌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다. 그런데 펄갯벌로 바뀌게 되면 모래펄벌 속의 다양한 생명체가 사라지고 조화로움 대신 우점종의 변화로 인해 이들을 먹이원으로 하는 조류 등 생물다양성이 사라지게 된다.

세계유산목록에서 삭제될 수도

세계유산을 보유한 국가는 6년마다 유산의 보존 관리 현황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정기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6년마다 재평가가 실시되며 결과에 따라 자격이 박탈되어 세계유산목록에서 삭제될 수 있다.

2007년 오만의 아라비아 영양보호구역, 2009년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 2021년 영국의 리버풀 해양무역도시가 소중한 유산을 지키지 못하고 세계유산목록에서 지워졌다.

지금부터라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가 된 서천갯벌의 우수성과 생물 다양성 확장을 위해 유부도 북측도류제 개방을 논의해야 할 때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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