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아픈 역사 잊지 말아야”
“가슴아픈 역사 잊지 말아야”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4.09.04 22:39
  • 호수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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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대리 판교장터 폭격 희생자 추모제’ 열립니다”
▲정완희 복대리판교장터희생자추모회 위원장
▲정완희 복대리판교장터희생자추모회 위원장

74년 전인 1950910일 오전 11시 무스탕이라 불리던 F51 미군기 2대가 나타나 판교장터 상공을 선회하더니 장터에 모여든 흰옷 입은 주민들을 향해 기총소사를 가해왔다. 순간 장터는 아수라장이 됐고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현암리 장터로 몰려든 주민들은 인민군이 미군의 폭격에 대비 장을 열지 못하게 하자 판교국민학교 뒤 판교리와 복대리 가실마을로 옮겨가 임시장터를 열었다.

당시 많은 목격자들이 있었지만 이 엄청난 사건의 진상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역사의 뒤안길로 묻히는 듯했다.

그러나 199910월 뉴스서천의 보도를 계기로 유가족 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가족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요구하기에 이르렀으며 2010105일 진실화해위는 진실규명 신청에 대해 진실규명으로 결정했다.

기밀문서가 해제되며 판교면 폭격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미군 문서로는 제18전폭단 소속 제67전폭대대의 1950910일자 임무보고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문서에 따르면 당일 1055분경 F-51 2대가 이륙하여 임무를 완수하고 1250분경에 착륙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 시간 중 판교 임시시장에서 기총사격을 하며 머문 시간은 1130분부터 45분까지 15분간으로 판교리 동쪽으로 이동하던 소속 비행기 두 대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면을 목격, 기총소사로 100여명을 살상한 것으로 기록돼 대부분의 희생자 유족의 진술과 일치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 판교주민들은 복대리판교장터희생자추모회’(위원장 신경섭)를 구성하고 1회 복대리판교장터폭격희생자추모제를 열었다. 이듬해에 서천군 6.25전쟁민간인희생자위령사업 등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어 군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추모제를 열 수 있게 되었다.

오는 10일 오전 10시에 판교어울림센터 앞 야외무대에서 4회 복대리 판교장터 폭격 희생자 추모제가 열린다. 고향 복대리로 귀향해 살며 추모제의 산파 역할을 해오고 있는 정완희 시인(전 충남작가회의 회장) 추모회 위원장을 만났다.

추모제를 통해 억울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가슴 아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매년 추모제를 열고 있습니다.”
그는 그동안 미흡했던 점을 보완해 올해 제4회 추모제를 준비하고 있다. 제상에 올릴 추모 위패 역할을 하는 안내판 제작했다.

▲복대리판교장터희생자 추모 위패역할의 안내판
▲복대리판교장터희생자 추모 위패역할의 안내판

행사는 신정숙국악예술원의 풍물단의 길놀이와 예인스토리의 화산려, 애고, 여울 등의 공연과 함께 이어질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서천 주민들의 많은 참여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추모제가 끝난 후 복대리판교장터희생자추모회는 이사회를 열고 앞으로 추모회 운영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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