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說苑’ 권1 군도君道편 13장에 신하를 임용하는 도리가 나오는데 “옛날<석자昔者> 순임금은 왼쪽에는 우가 보좌했고 오른쪽에는 고요가 보좌하여<우순좌우우고요虞舜左禹右皋陶>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아도<불하당이천하치不下堂而天下治> 천하가 다스려졌다<차사능지효야此使能之效也>” 그러면서 다음 구절을 기록해 놨는데 대대례기大戴禮記 명주明主편에서는 이렇게 기록한다.
“무릇 결정이 적중하지 않은 것은<부정지부중夫政之不中> 임금의 과실이다.<군지과야君之過也>”
쉽게 말해서 임금의 백성을 향한 정치에는 결정 하나라도 올바르고 적중하기를 오로지 백성을 위함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본시 권력이라는 것은 내 한 몸 내 가정 잘 먹고 잘 살게 하기 위해서라면 곤란하다. 천하는 개인의 천하가 아니라 모두의 천하이기 때문이다.
순임금은 고대 선양禪讓시대의 마지막 임금이다. 선양이란 임금의 자리를 세습하지 않고 덕이 있는 사람에게 물려주는 행위이다. 순임금은 요임금에게 나라를 선양으로 물려받았으며 순임금은 나라를 우임금에게 선양으로 물려준 인물이다. 우임금은 중국 최초의 왕조인 하나라를 세운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는 곤인데 당시에 천하에 홍수가 나서 백성들이 살기가 힘들었다. 이에 임금은 곤鯤을 불러 천하에 넘쳐나는 물들을 관리토록 했으나 곤은 능력이 부족하여 천하에 넘쳐나는 물들을 막아내는 치수 관리에 실패하여 백성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했다.
그의 아들이 우다. 우는 아버지의 실패를 거울삼아서 9년 동안 치수 관리를 하느라 집에 들어올 틈도 없었고 얼마나 천하를 달려가면서 일을 했던지 정강이의 털이 자랄 틈이 없었다고 했다. 이렇게 치수 관리에 성공을 거두자 마침내 순임금은 그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
순임금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 우임금은 하 왕조를 세우고 익益에게 천하를 물려주려 하였으나 아들 계啓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난을 일으켜 익을 죽이니 이때부터 친족이 아닌 덕이 있는 사람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선양禪讓이 아닌 자식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왕위 세습世襲의 역사가 시작된다. 이를 자식에게 전하는 탓에 현자에게 전하지 않는 ‘전자이부전현傳子而不傳賢의 시대’라 한다. 그래서 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 오제본기五帝本紀 첫 왕조로 하왕조본기夏王朝本紀가 시작되는 이유이다.
선양禪讓은 공천하公天下인 것이고 세습世襲은 가천하家天下인 것이다. 그래서 권력은 공적인 것이어야 하고 사적인 것이 되어서는 아니되는 이유이다. 권력이 사적으로 흐르면 백성은 힘들어진다. 권력에서 윗사람은 표준이다. 표준이 바르면 모든 사물은 저절로 바르게 된다. 이런 까닭으로 임금이 먼저 바르면 백성은 나쁨을 버리기를 마치 물을 부어 청소하듯이 할 거라 했다. 이렇게 되면 형벌이 없더라도 백성은 법을 위반하는 경우가 없다.<무형이민불위無刑而民不違> 라고 했다.
노나라 군주 애공과 공자님과의 대화에서 볼 수 있듯이 본래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라 했다.<정자정야政者正也> 임금의 정치가 바르면<군위정君爲政> 백성은 그 정치를 따를 것이다.<즉백성종정의則百姓從政矣> 임금이 바른 정치를 하지 않으니<군소불위君所不爲> 백성은 무엇을 따르겠는가.<백성하종百姓何從> 그러하기에 바른 사람이 정치를 해야 천하는 바르게 되는 것이고 바르지 못한 사람이 정치를 하면 천하는 자연히 바르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옛날 진나라 시황제는 천하를 무력으로 통일하여 하나의 거대 제국을 만들었는데 문제는 각 나라들이 합쳐져 세워진 통일제국을 다스리는 데 백성들이 말을 듣지 않아 힘들었다. 그래서 그가 사용한 철권통치는 법으로 백성을 옥죄는 일이었다. 거기에 대한 이론서가 한비자의 사상이다. 한비자는 법가의 집대성자로서 법가사상을 정치에 접목시켜 백성을 다스리는 데 최적화시킨 인물이다. 그와 동문수학한 이가 진시황을 도와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게 한 1등공신 이사李斯이다.
이들은 모두 철인 순자荀子의 제자로 순자는 지방관아 하리로 생활하다가 5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 유가儒家를 공부하여 법가法家를 세운 유가와 법가의 경계에 선 독특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