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운동의 현대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인문학 강의가 서천에서 열렸다.
청주대학교 역사학과 김양식 교수는 지난 29일 오후 7시 서천문화원 1층 교육실에서 ‘충남 동학농민혁명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이 자리에서 동학농민운동의 배경, 전개 과정, 그리고 오늘날의 시사점을 상세히 설명하며 동학농민운동이 한국 민주주의와 인권 의식의 출발점임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19세기 조선 사회의 혼란과 위기를 설명하며 동학농민운동의 발생 배경을 짚었다. 그는 “양반 지배층의 횡포와 신분 불평등, 삼정의 문란으로 농민들의 고통이 극에 달한 시기였다”며 “서구 열강의 침략과 조선 내부의 부패가 맞물리면서 사회는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동학농민운동의 사상적 기반인 동학 사상의 혁명적 성격을 강조했다. 그는 “동학 사상은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혁명적 사상을 담고 있다”며 “동학은 불교, 유교, 전통 민간 신앙 등이 결합된 복합적 사상으로, 농민들에게 큰 지지를 얻으며 동학농민운동의 사상적 토대를 이루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동학농민운동의 전개 과정에 대해, 1894년 전봉준이 이끄는 농민군이 전북 정읍에서 시작한 고부 농민봉기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동학농민운동이 전개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부 농민봉기는 탐관오리 조병갑의 횡포에 맞선 농민들의 저항으로 시작되었으나, 이내 조선 전역으로 확산되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교수는 충남 지역에서의 동학농민운동에 주목하며 “충남 지역 농민들은 전라도 지역의 농민들과 연합하여 큰 전투를 벌였다”며 “서천 지역은 동학농민운동의 중요한 거점 중 하나로, 이곳에서의 저항이 전국적인 동학농민운동의 중요한 축을 이루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동학농민운동이 단순한 농민 반란이 아닌 조선의 봉건적 신분제를 타파하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는 혁명적 운동이었다고 설명하며, “동학농민운동은 한국 민주주의와 인권 의식의 뿌리로,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와 인권 의식의 시작점이 이 운동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130년 전 심어진 평등과 자유, 인권의 씨앗이 오늘날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이끌어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교수는 일본의 조선 침략과 동학농민운동의 연관성도 언급했다. 그는 “1894년 일본군이 경복궁을 점령한 이후, 조선은 사실상 일본의 식민지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며 “이러한 일본의 침략 과정에서 동학농민운동이 어떻게 저항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김 교수는 동학농민운동의 역사적 평가와 관련된 현대적 논의에 대해 언급하며, “동학농민운동은 오랫동안 왜곡되고 폄하되어 왔으나, 최근 연구와 노력으로 진정한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04년 특별법 제정과 2019년 국가기념일 제정 등은 동학농민운동의 가치를 인정받는 중요한 사례”라며 “이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