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 속, ‘달란트’ 서천에 쏟아 놓기 바빴다
노익장이다. 매사에 열정을 가지고 일하니 나이는 먹어도 늙지는 않았나보다.
이런 풍경들을 방에서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남상복 아주머니는 “날 더운디, 그저 고맙고 미안하고 글지유”한다.
이뿐 아니다. 근동의 고장 난 전기제품들이 이들이 다녀간 뒤에 제 구실을 하게 됐고, 오래 동안 불이 안 들어오던 전등도 빛을 발했다.
더 신나는 것은 삼산리 마을 회관마당에 자리 잡은 이미용 봉사팀의 가위질 이었다.
매미소리 들으며 나무 그늘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서울사람 못지않은 멋쟁이로 태어났다.
그리고 삼산교회당에서 열린 마을잔치. 삼산교회 이병우 목사는 좀 별난 사람이다. 8년째 삼산교회를 이끄는 그는 천상 농촌목회자다. 몇 년 전 우연히 삼산교회를 지나다 ‘농민여러분 올해도 풍년농사 지으세요’라고 써있는 현수막을 봤다. 이렇듯 별일 아닌 것 같은 것이 사람에게 힘을 주는 일들이 있는 법이다.
마을잔치는 군수도 참여하고 온 동네 사람들이 다모여 구성지게 치러졌다. 특히나 바자회까지.
삼산교회 이 목사는 “봉사팀이 일 다 하니까 이분들 자랑들 많이 해 주세요” 하고 안양 새중앙교회 고 목사는 “아이고 우리는 왔다 가면 그뿐, 삼산교회와 예수님 자랑만 해주시면” 한다. 꼭 신앙을 떠나서라도 보기 좋은 장면이다.
새중앙교회는 봉사를 위해 1천만원의 기금을 마련해 내려 와서는 몽땅 쓰고 갔다. 우리 서천사람들도 타지나 지역 내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는 언제나 드러난 사람들에게 혜택이 쏠린 다는 것, 남들이 모르는 고통을 겪는 이들을 찾아 나서는 일은 보람되고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은 남상복 아주머니 댁을 찾으며 그 마을 주민에게 집을 물었더니 우리 동네에 남씨 성은 한명도 없다는 대답을 들은 터다. 마침 들어오는 덤프트럭 덕으로 쉽게 집을 찾았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게 지나칠까.
외지사람이 알고 찾아왔는데 막상 같은 마을에 살면서 몰랐다는 건 왠지 슬프다.
사람들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훨씬 기쁘다고 쉽게 말한다. 그러나 이런 기쁨을 맞보며 사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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