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특화시장 많이 사랑해주세요”
걱정은 되지만 새로 시작하는 마당에 최선 다해야
걱정은 되지만 새로 시작하는 마당에 최선 다해야
“이젠 별 수 읍슈, 사람들 많이 오게 선전이나 좀 해주슈” 남들 보다 일찍 점포설치를 마무리해 수족관 용수공급 장치를 시험하고 있는 베레모의 중년 남자가 외쳤다.
한쪽에서 줄자를 들고 이쪽저쪽 재고 또 재고 있는 진성호(남·37·사진우)씨, 아무래도 구상한 진열의 가닥이 잡히지 않는 모양이다. “어쩌 거써 맞춰야지” 성호 씨는 20대부터 서천장터 상인으로 살아 올해 10년째란다.
불안하긴 5일장마다 찾아다니던 최영호 노인(본지 230호 사람들 참고)도 마찬가지다. 특히 최 노인은 광주리며 키 등을 전을 벌려놓고 파는 처지라 2평이 못되는 터가 양에 차지 않는다. 2층 식당포를 임대해 놓고 있는 아들 낙환 씨도 최 노인이 걱정 되는지 얼굴이 밝지 않다.
건어물이 들어설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40년 째 장터를 누빈다는 김종환(사진중앙)씨는 손수 진열장을 짜느라 고개 돌리 틈이 없나보다. 솜씨가 목수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옆에서 일을 거들고 있는 벗 또한 한산에서 건어물을 취급한다며 김종환 씨를 대신해 기자의 말을 받는다.
“점포는 작든 크든 어찌 해 본다 손 치더라도, 건어물이나 생선은 냉장시설을 갖춰야하는데 원체 좁아놔서 걱정났다”며 말을 잇는다.
이쯤 되니 김종환 씨도 바쁜 손을 멈추고 한마디 한다 “본래 재래시장이라는 것이 이렇게 건물에 들어앉히면 안 되고 자유롭게 자기들 물건 갖고 앉았는 데쥬”
상인들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니 ‘장터’라는 게 실감난다. 저마다 사연도 많고 목적도 다양해 요구사항도 가지가지다.
“개장 때 뭔 행사를 한다는데 쓸데없이 연예인들이나 불러대지 말라고 허슈!”하며 외치는 소리를 뒤로하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실내에 개설되는 점포와 달리 특별히 장치가 필요 없는 일반 노점에 서너 사람이 쪼그리고 앉아 얘기 중이다. 당초 주차장으로 쓰려다 면적이 부족해 야외 노점포가 입주할 아스팔트 광장에 비가 쏟아지고 있다.
이비가 그치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오는 9월부터는 특화시장에 단풍만큼 울긋불긋 사람들로 붐벼 오늘의 걱정이 웃음으로 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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