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발을 살피니 잡힌 것이 거의 없다. “어떻게 하지요 이렇게 새우가 안 잡혀서” “한해 많이
잡히면 다음에는 안 잡히고 그래요” “안 잡힐 때를 대비해서 언제나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어요.” 역시 그도
어부였다.
“고기잡이는 갈대를 꺽지 않는다”라고 했던가. 기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공산품처럼 마냥 생산할 수 없는 것이 고기잡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말이었다. 자연의 이치와 원리를 너무나 잘 알고 그것에 맞추어 살아가려는 사람들 그래서 농부와 어부는 서로 닮아 있는 지도
모른다.
열심히 오직 자신의 땀으로 자신의 경작지인 논과 밭, 바다를 가꾸어가는 그들의 삶 자체가 자연을 너무도 많이 닮아
있다.
“외지로 나갈 생각은 별로 해본 적 없습니다. 나간 친구들도 별 수 없는 것 같고 그냥 이 자리를 지키고자 이 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금강 하구의 풍요를 보고 자랐고 또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김수철 씨에게도 현실의 어려움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다가 왔다.
스스로 어민회 활동 등을 통해 복잡한 수산업법, 대형선박이나 어장 위주의 수산업지원 등 현실을 뛰어넘기 위한
고민과 노력들을 했었단다. 또 폐선박을 활용한 인공어초 사업 등에 관해 구상을 세우고 관계요로에 자신의 뜻을 전달했지만 들려오는 건,
수용불가라는 대답뿐이었다며 이제는 적당히 꿈을 접고 생계를 위해 이일을 계속하고 있노라고 전했다.
“하구둑 공사 전에는 어떤
고기들이 많이 잡혔나요?” “아 그때는 많았지요, 숭어, 민물게, 민물장어, 우어 등 많이들 잡았었지요. 근데 지금은 없어요 그나마 잡히던
것들도 다 없어진 상태고 무엇보다도 바다와 민물 양쪽을 오가는 회유성 어종들이 대부분 멸종된 상태입니다. 게다가 토사로 물길이 막혀 모터보트
아니면 다닐 엄두도 못 낸단다. 하구둑 공사 완전히 실패한 개발입니다.”
최근 ‘한강하구연대’라는 시민단체는 “4대강 중 금강,
낙동강, 영산강이 하구둑 공사로 인해하구 생태계의 기능을 상실 한 채 유일하게 하구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한강 하구가 무분별한 개발로 파괴되고
있다”며 “생태계보존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 했다.
1990년 완공된 하구둑은 철새요람이 되어 각광받고 있는 관광지가 되었지만
또 다른 생태계의 변화와 함께 그것에 기대어 살았던 사람들의 삶도 바꾸어 놓았다. “보상이요, 없어지면 그만입니다. 보상받으면 뭐합니까?
그 돈 가지고 어디 가서 뭘 하고 살 수 있겠습니까?”
금강에서 고기 잡는 풍경이 사라지고 장항 선창의 흥청거림이 먼 옛말로 들리는
지금, 이제는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금강 어부들과 서천의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