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외동으로 혼자만 집안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자란 아기들일수록 덜 사교적이고 집단 생활에 적응을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집에서 자신의 모든 요구가 쉽게 받아들여지는 편안한 환경에서 지내다 유아원이나 학교에 입학을 하고 나면 일정한 규율을 지켜야 하고 장난감과 물건들을 여럿이 함께 사용하여야 하는 환경이 불만스럽고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고집이 세고 자기의 요구만 들어달라고 떼를 쓰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유아원 등 친구들이 많은 곳에서 여럿이 함께 놀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도록 해야 한다. 혼자서 노는 것보다는 상대방과 관계를 맺으면서 갖는 즐거움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사람과 함께 지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요구만을 주장해서는 안되며 일정한 규율과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아원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아직 자신의 일을 스스로 다 할 수는 없다. 보내기 전에 모든 것을 가르쳐 보낼 수는 없지만 내가 할 일은 내가 한다는 책임감을 미리 길러 주면 단체 생활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혼자 화장실 가기, 혼자 먹기 등 가장 기본적인 자립능력을 갖출 수 있으면 여럿이 지내는 환경에 쉽게 적응하고 점차 재미를 붙이게 된다.
유아원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 중에는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불안감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대개는 세네 살이 되면 엄마가 보이지 않아도 심리적으로 크게 불안을 느끼지 않고 놀 수 있지만 아이에 따라서는 아직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가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집에서만 혼자 지내게 할 수는 없다. 처음에는 엄마가 유아원에 데려다 주고 얼마간 머물렀다 오더라도 또래들과의 놀이를 배우도록 해줘야 한다.
아이가 유아원 생활을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미리 걱정을 하는 부모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이에게 문제점보다 오히려 엄마와 아빠가 지나치게 불안해함으로써 오는 문제일 수도 있다.
아이는 발달이나 인지능력도 정상이어서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행여 또래 아이들로부터 따돌려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노파심일 뿐 아이들은 의외로 잘 적응해 나간다. 시행착오를 미리 걱정해 집에만 가두어 놓을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길러 주는 것이 좋다.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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