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의학칼럼
소아의 혈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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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의 혈변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5.03.11 00:00
  • 호수 2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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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변은 변에 피가 묻어 나오거나 섞여 나오는 현상으로 어린이에서 드물지 않게 발생하며 부모들을 매우 불안하게 한다.

혈변의 색깔은 출혈부위나 출혈량에 따라 달라 선혈변, 흑혈변, 잠혈변으로 구분이 된다. 선혈변은 선홍색의 피가 항문을 통해서 나오는 것으로 혈액만 나올 수도 있고 굳은 변에 혈액이 묻어 나오거나 대변과 혈변이 섞여서 나올 수도 있다.

출혈 부위가 항문에 가까울수록 변에 소량의 혈액이 섞여도 비교적 쉽게 확인이 되며 밝고 선명한 색을 보이지만 항문에서 멀어질수록 갈색으로 되고 소장에 가까울수록 거무스름해져서 흑혈변에 가깝게 된다.

영유아나 학령전기의 아이가 평소에 변비가 있거나 변비가 없더라도 단단한 변을 보면서 선홍색의 피가 대변에 묻어 나오는 경우는 대부분 항문 주위가 찢어져서 생기는 현상이며 어린이에서 직장 출혈의 가장 많은 원인이 된다.

신생아나 영아 초기에 비교적 무른 대변에 선홍색 피가 실이나 반점처럼 묻어 있으면서 약간의 점액이 함께 나올 경우에는 알레르기성 직결장염에 의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설사변과 함께 점액이 섞인 혈변을 보이면 세균 감염에 의한 대장염을 확인해야 한다.

장출혈과는 다르게 야간에 발생된 코피를 삼켜서 흑혈변이나 토혈로 나올 수 있고 사춘기 여자아이에서 초경이 시작될 때 혈변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혈변을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며 원인 질환에 따라 양상도 다르다. 그러나 어린이에서 혈변은 어른에서와는 달리 심각한 질환에 의해서 유발되는 경우는 드물며 그 원인도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다.

물론 나이에 따라 원인이 일정한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에서 혈변의 원인을 우선 감별하는 데는 나이가 중요하다.

변에 혈액이 섞이는 현상은 어떤 경우에도 정상적일 수 없으며 진단과 치료도 혈변을 일으킨 원인에 따라서 달라진다.

항문 열상과 같이 경미한 질환에 의해 가볍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즉각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질환에 의해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

섭취한 식품이나 약제에 의해서 혈변처럼 보이는 경우라면 특별한 검사가 필요치 않으나 명백한 혈변의 경우에는 출혈의 원인과 위치를 알기 위해서 육안적 검사, 대변 검사, 혈액 검사, 위 및 대장 내시경 검사, 방사선학적 검사를 선별적으로 시행하게 되며 치료도 원인 질환에 따라서 달라진다.

가벼운 혈변이라도 심각한 질환이 숨어 있거나, 또 많은 양의 출혈이 있는데도 어린이들은 적응을 잘하고 또 외형적으로 뚜렷한 변화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어린이가 혈변을 보일 때는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라고 하겠다.

<서해내과병원 소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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