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기 올바로 태우기
보행기 올바로 태우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5.07.08 00:00
  • 호수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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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기 의약 칼럼

아기에게 보행기를 태우면 걸음마를 빨리 배우게 될까?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믿어왔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보행기는 엄마 아빠의 기대와는 달리 아기의 다리 근육을 발달시켜주거나 빨리 걷게 하는 효과는 없다.

보행기의 구조와 아기가 보행기를 타는 모습을 잠시만 살펴본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보행기를 태우면 아기의 종아리 근육은 강화시켜 주지만, 걷는데 꼭 필요한 허벅지 근육과 엉덩이 근육을 강화시켜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행기를 너무 오래 태우면 오히려 걸음마를 배우는 시기가 늦어질 수도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하루에 2시간 이상 아기를 보행기에 태우면 걸음마가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보행기 사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다리 근육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보행기를 타게 되면 쉽게 여기저기를 돌아다닐 수 있게 되어 스스로 걸으려는 욕구를 잃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보행기의 주된 용도는 어른의 손을 빌리지 않고 아기의 행동반경을 넓혀주어 아기의 호기심을 스스로 충족시킬 수 있는 육아용품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아기를 돌보느라 지친 엄마에게 잠시 짬을 주기 위해 아기를 혼자 놀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올바로 보행기를 사용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과 주의할 것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보행기는 그 구조상 앉아서 타는 것이기에 아기가 혼자 힘으로 허리를 가누고 앉아 있을 수 있는 나이가 되어야 사용할 수 있다. 보통 6~7개월이 되면 사용할 수 있지만, 아기들이 모두 똑같이 크는 것은 아니므로 아기에게 맞추어 사용해야 한다. 허리를 가누더라도 오래 앉아 있지 못하는 아기에게는 오래 태우지 말아야 한다.


아기가 자람에 따라 당연히 보행기의 높이를 같이 높여 주어야 한다. 높이를 조절해 주지 않는다면 다리가 보행기에 끌려 다니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보행기를 구입할 때는 높낮이 조절이 잘 되는 것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안전장치나 고정장치가 잘 되어 있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


아기는 보행기를 사용하면서 움직임이 빨라지고 이전에 비해 높은 곳에 있는 물건에도 손을 댈 수 있다. 그래서 아기가 혼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잘 논다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보행기를 타고 있는 동안에도 방심해서는 안되며 아기의 손에 닿을 만한 물건은 치워놓아야 한다.


언제까지 보행기를 태워야 할까? 일정한 나이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 아기가 자신의 힘으로 걸으려 하고 보행기 밖으로 자꾸 나가려고 애쓸 때가 되면 더 이상 보행기는 필요 없다.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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