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우리
군에서는 모유를 먹고 자란 아기들을 선발하는 행사가 있었다. 심사를 부탁 받고 참석한 필자는 곤혹스러워 엄마들에게
선발무용론을 말하고 말았다. 참가한 모든 아기들이 한결같이 튼튼하고 무럭무럭 잘 자란 아기들이라 더하고 덜하고를 가리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우리
아기야말로 흠 잡을 데 없다고 자신한 엄마들이 대회에 참가했던 점을 감안해도 엄마 젖을 먹고 자란 아기들은 역시 건강했다. 단순히 체중이 더 나가고 통통한 살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기능적인 발달 상태도 월령 이상으로 모두 우수했다.
좋은 것이야
알지만 막상 먹이려니 어렵다고 하는 모유수유. 어떻게 좋은지 다시
확인해본다.
모유는 아기에게
적합한 최고의 음식이다. 모유는 소화기에 부담을 적게 주고, 설사나 위장장애 같은 소화기 계통의 병들을 효과적으로
예방해준다.
모유는
생후 6개월 이전의 아기에게 필요한 영양분과 철분, 미네랄 등이 골고루 들어 있어 아기의 성장과 두뇌 발달에
효과적임이 이미 입증되었다. 두뇌 발달에 좋은 타우린과 고급 단백질, 지방이 다량 들어 있다. 모유의 철분은 아기에게 알맞게 효율적인 형태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아직 미숙한 아기의 장에 흡수가 잘 된다.
무엇보다 엄마
젖을 먹여야 하는 이유로 모유의 면역 인자를 들지 않을 수 없다. 모유에는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여러 가지 면역
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모유를 먹고 자란 아기들은 잔병치레를 적게 한다.
또한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우유
알레르기는 물론 태열이나 천식 같은 알레르기 질환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모유를 먹이면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 중이염에 덜 걸리는
이유가 된다.
모유는
편리하다. 또한 모유는 항상 알맞은 온도에다 신선한 상태로 아기가 원하는 시간에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엄마가 아기를 품에 안고 모유를 먹이면 아기에게는 정서적인 안정감이 생기고 엄마에게는 아기에 대한 사랑과 육아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
모유를 먹이는
엄마에게는 출산 후의 합병증이 적게 생긴다. 암에 덜 걸리고 골반 뼈도 잘 부러지지 않는다. 그리고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변화된 엄마의 신체도 더 빨리 회복되는데, 특히 자궁 같은 경우는 임신 전보다 튼튼해진다. 모유를 먹이면 많은 칼로리가 소모되기 때문에
쉽게 날씬해질 수 있다. 산후 체중이 빠지지 않아 고민스러웠다면 모유수유를 권한다.
모유는 아기의
성장 발육 단계에 맞춰 성분이 조금씩 변한다. 분만 후 1주일 정도 사이에 나오는 노란색을 띤 모유를 초유라고
하는데, 초유는 저지방·저당질로 단백질과 미네랄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아기가 자라게 되면서 모유가 점점 묽어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은 모유의 영양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아기에게 필요한 수분의 양이 늘어나서 그런 것이다. 물 젖이라고 영양가가 없으니 분유를 먹이는
잘못이 없기를 바란다.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