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따라잡을 때가 좋아요”
“다른 사람 따라잡을 때가 좋아요”
  • 차은정 기자
  • 승인 2006.03.03 00:00
  • 호수 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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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열세살 지연이
시·군 대항 역전경주대회서 5, 6소구 1위
   
▲ 시초초 6학년(13) 장지연 선수
‘하니’는 엄마가 보고파서 달렸다지만 지연이는 무엇을 위해 달렸기에 도내에서 잘 뛴다는 초등학생들과 겨뤄 1등을 했을까.

반 애들은 다 싫어하는 달리기를 혼자만 하고, 좋아하는 동방신기가 나오는 텔레비전도 많이 볼 수 없고, 매일 바람을 맞으며 훈련을 해야 하는데도 지연이는 왜 달리기가 좋을까.

대답은 간단했다. “다른 사람을 따라잡을 때가 좋아요” 육상을 처음 시작하게 된 건 3학년 때다. 평소 엄마와 운동을 하며 체력을 키운 덕분에 학교에서도 달리기는 단연 1등이었다.

그런 지연이에게 당시 시초초 체육담당 김인수 교사가 군 대회에 나갈 것을 제안했고 처음 우승의 기쁨을 알게 된 것이다. 그 뒤부터 올해로 3년째 육상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23일, 24일에는 ‘제34회 충남지사기 시·군 대항 역전경주대회’에 출전해 서천군 선수단이 4위에 입상했고 지연이도 자기 몫을 톡톡히 했다. 총 108.2km 구간을 27개의 소구간으로 나눠 여자 초등학교부부터 남자 일반까지 뛰는 방식의 경기에서 지연이는 5, 6소구간 1위를 차지했다.

이우택 코치(서천중)는 지연이가 끈기를 가진 좋은 선수라고 평한다. 특히 “훈련 때에 본인이 반감을 갖거나 거부하면 발전할 수 없는데 지연이는 가르치는 대로 소화하려고 노력 한다”며 훈련 자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또 코치가 지시하기 전에 스스로 자신의  속도, 호흡 등을 조절하는 점 등을 좋은 결과의 요인으로 평가했다.

반면 지연이는 “코치님이 짜주신 스케줄 따라서만 했어요” 한다. 훈련하면서 가장 힘들 때는 기록이 떨어질 때란다. 특히 주말에 쉬고 월요일에 뛸 땐 꼭 기록이 낮게 나와 속이 상한다. 그래도 조금 힘들다고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학업 관계로 중학교에 올라가면 육상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지연이의 꿈은 ‘체육 선생님’인데 그러려면 공부도 잘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부모님의 바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연이는 아쉬운 생각도 든다. 그래서 시초초등학교에 자신의 뒤를 이어 육상을 할 후배를 하나쯤은 만들고 싶기도 하다. 문제는 하겠다는 애들을 아직 못 봤다는 거다. “달리기 잘 하는 게 부럽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쉽지 않다는 걸 아이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장지연 선수의 올해 목표는 이봉주 선수처럼 장거리를 잘 뛰어서, 800미터 부문에서 ‘도내 4위’의 위치에 오르는 거다. 현재는 6위 정도의 실력이므로 앞으로 2명을 더 제쳐야 한다. 오는 4월엔 충남소년체육대회가 있다.

지연이와 13명의 선수들은 다시 운동화 끈을 동여 메고 훈련에 들어간다. 따스한 봄볕 아래서 육상 꿈나무들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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