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왕따 된 소방서
또 다시 왕따 된 소방서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04.07 00:00
  • 호수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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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완석 / 서천소방파출소장
■ 결국, 우리들의 부모, 형제, 이웃의 안전을 외면한 것

우선 소방관인 나 자신부터도 할 말이 없다. 여태껏 못한 일 가지고 이제 와서 새삼스레 우리의 가족들을 운운하며 너스레를 떠는지 말이다.

이제부터라도 무엇인가를 위하여 조금은 할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 한마디 하기로 했다.

시쳇말로 2년 있으면 나이 50인데, 조직의 쓴 맛을 보면 어떨 것이고, 또 찍히면 어떨 것인가, 나 보다 잘난 분들한테 욕 좀 먹으면 어떨 것인가 싶어서이다.

몇 년 전 소방서 설치문제가 소영웅주의자들의 지역 이기주의적인, 멋있는 계산으로 무산되었고 그 갈등의 골은 그대로다. 그래서인지 특히 서천, 장항은 거꾸로 발전하는 것 같다.

나도 몇 년 전 운 좋게(?) 소방조직의 말단 간부로 입적하여 외지로 출퇴근 하다가 고향으로 들어와 보니 안타까운 마음에 서천소방서 유치에 다시 불을 지펴야 되겠다는 생각에 욕을 먹으면서도 행동으로 옮겼다.

아니 소방관들도 뭉쳤다. ‘서천군 소방서설치 추진협의회’를 구성하여 일군들에게 힘을 실어주어 소방서를 유치해보자고 2005년부터 서천군 200여 119소방관가족의 단합된 소리를 만들었다.

공동대표를 세우고 서천, 장항 안 따지고 일단은 서천군에 소방서를 유치해야 된다는 합의점까지 이끌어졌다. 거기까지였다.

■소방서 설치는 안전시스템의 엄청난 수준 향상

우리 서천군에 소방서를 유치해야 된다는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는 우리 가족들 아니 서천군민의 안전을 지키는 수준이, 안전시스템 자체가 엄청나게 향상이 된다는 것이다.

즉, 소방관서 규모가 1개 소방서와 여러 개의 소방파출소 증설과 함께 몇 십 명의 소방인력 증가, 각종 화재진압장비, 고가의 인명구조장비, 구급장비 등의 배치기준이 확대돼 양질의 소방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서천군민들의 안전을 지켜 주는 안전시스템 자체가 고성능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 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는 100명 가까운 소방관들이 가족들을 멀리 두고 외지로 떠돌지 않고 서천군에서 내 이웃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생활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인구유입책의 방법이기도 하고 관서유치 작으나마 경제적인 효과도 있을 것 이다.

아울러 서천군 행정당국, 주민대표 군의원, 그리고 도의원들은 서천군민들을 위해서 ‘안전지킴이’ 역할을 묵묵히 하고 있는 119소방관들이 서천군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  안전한 어메니티 관광 서천의 이미지 구축은 말할 것도 없다.

또 하나의 숙제는 소방수요가 급증하는데도 소방파출소 증설 등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서천군청 재난안전관리과 소수 직원들이 서천군의 안전시스템을 책임 질 수 있다고 보는가.  연간 관광객 수가 500여만 명에 육박하는데 과연 이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  119소방관이 57명, 재난안전관리과 직원 15명이 우리 군민과 이들의 안전을 어떻게 책임 질 것인가.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 지역 갈등과 무관심이 소중한 안전을 외면

10여 년 전부터 서천군 소방서 설치 타당성이 소방조직에서 인정되어 왔다고 한다. 그런데, 왜 서천소방서가 설치되지 않았을까 하는 문제다.

서천군은 설치기준에 미달되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아니라고 본다.
아니, 설치 유무를 떠나 타 시·군에서 노력할 때 서천군 관계자들의 서천소방서 설치 노력을 얼마만큼 했느냐의 문제가 맞는다고 본다.

소방서 들어선 시·군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충청남도지사가, 행정자치부 장관이 소방서 설치 승인을 해주고, 이에 따른 지원을 해주었겠느냐 하는 것이다.

그네들이 소방서를 유치하기 위해 그 주민, 관계기관, 정치인 등이 일치단결하여 사업계획과 조건,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였기에 타당성을 인정받은 결속력의 작품이라고 봐야 된다.

결국 그들에 비해 우리는 일치단결된 마음이 부족했던 것으로 본다. 소지역간의 갈등,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불신, 소영웅주의 이기심 등, 우리 스스로 이기지를 못해서, 서로를 사랑하고 포옹하지 못해서 소방서 설치 기준이 미달된 것이라고 본다.

이미 소방서를 설치한 시·군은 세월을 놓치지 않고 주민들에게 ‘안전’이라는 열매를 제공 하고 이익까지 얻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뽑은 일군들은 서천군 소방가족들을 실망시켰고 서천군민의 소중한 안전을 외면했다고 본다.

■ 우리 스스로 비전을 일구어내자

최근에 세계야구대회에서 거대한 미국함대를 침몰시키고, 경제력을 앞세운 야만인 일본인의 망언을 보기 좋게 밟아 주고 온  작고도 큰 대한민국 선수들을 기억해보자.

수백, 수천억 원의 몸값을 받는 미국선수들의 실력이 없어서는 아닐 것이다. 또한 야만인 일본을 보라, 건방진 한 선수의 망언이 두 번을 패하게 했던 것이다. 역시 소영웅주의 의식이 응집력을 흩으려 놓았던 것이다.

대한민국 선수들은 바다 속의 보이지 않는 거대한 물줄기가 있었다. 사전에 준비된 단결력과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진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야구 하나만으로도 세계 속에 한국이 드러난 것이다. 

서천군, 아직도 늦지 않았다. 우리 손으로 선택한 일군들이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당당하게 채찍을 가해야 하며, 한 마음으로 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손으로 선택하고 나면 왜 굽실 거리냐는 것이냐다. 우리들 공무원 역시 마찬가지다.

입후보자들은 정략적으로만 이용치 말고 서천군을, 서천군민을 위함이라는 것을 각인해야한다. 소수 영웅주의자들이 지역 이기주의 갈등을 조장하지 못하도록 들에게 책임 있는 연대의식과 대의적 비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서천이 살고, 비전이 보인다. 서천군은, 군민은 어떠한 비전을 보는 눈을 가져야한다. 미국의 유일한 탄핵 대통령, 보궐 대통령, 무학력 대통령, 국무위원 단 한명도 인정치 않았던 존슨 대통령이 알래스카를 7백20만 달러에 사들인 앞날의 비전을 내다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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