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 비인의 멈춰 버려진 58년
■ 모시장터 / 비인의 멈춰 버려진 58년
  • 한완석 칼럼위원
  • 승인 2021.12.16 10:48
  • 호수 10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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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일제가 한산군, 비인군, 서천군을 합쳐 서천군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했다. 이전의 역사는 월명산 자락에 자리한 비인향교만 알고 있을 것이다. 멈춰 버려진 비인면, 5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본다.

19615.16군사쿠데타 후 박정희 군정은 경제개발에 주력, 한일협정,베트남 파병 등을 했고, 경제개발정책의 성과를 거두며 재벌주의를 탄생시켰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도 자본주의 황금시대로 대중소비사회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서천에 비인이란 청정지역은 거꾸로 미군들의 놀이터로 변해버렸다. 순박한 주민들은 또 한번의 암울한 시기를 거쳐야만 했다.

1963121일 군산공군기지를 방호할 목적으로 서해로 돌출된 서면 배다리 앞산에 미사일 방공포대를 배치했다.

그리고 이 부대를 후방에서 지원하기 위해 주둔한 일명 델타 배터리Delta Battery’, ‘미군 제44포병 1대대 5포대가 후방에서 보급, 수송, 치사, 정비 등을 담당하기 위해 병참기지로 120여명의 미군과 군속 200여명, 부양가족 800여명이 주둔하는 미군부대와 기지촌과 양색시 술집 등이 비인면 성내리 일대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후 비인면 사람들의 가슴 아픈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 당시의 어린아이와 청소년들이 현재의 60대 이상의 주민들로 그때의 목격자이다.

미군이 주둔하면서 아리랑 술집, 세븐세븐 클럽 등의 술집과 양색시 집이 줄을 이어 생겼으며 악덕 포주들이 비인면을 점거하기 시작했다.

1963121일부터 1980531일까지의 18년이란 미군 주둔 기간은 선량한 주민들의 터전응 환락가와 성매매, 사회적 약자 등의 인권 유린, 무자비한 폭행과 고리 사채를 이용한 여성들의 인신매매, 비정상적인 경제적 활동 등을 통한 사회적 통제 시스템 마비, 포주들의 비정상적 사회활동으로 인한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유린과 금전상납, 성상납, 갈취행위, 개천에 인분, 기름 등 오염수 방류 등 환경오염 등으로 얼룩지게 만들었다.

당시 600여 명의 비인중학교 학생들이 타락한 비인의 환락거리 목격하며 자라왔다. 강제적인 트라우마의 성장통이었다.

암달러, 양담배, 양주, 미군물류, 미군 쓰레기 등의 암거래, 사채업자, 양색시, 기지촌 등의 사회적 정서시스템 파괴로 인해 지금도 당사자인 주민들은 억울함을 가슴에 묻고 있다.

미군에게 강제로 성폭행 당한 이후 양색시로 전락하여 메기라는 애칭을 가지며 생활하다 결국 정신이상이 되어버린 후 비인거리를 활보하며 어린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이 뿐 만이 아니라고 한다. 미군과 양색시가 세들어 사는 집에 놀러간 여성이 미군병사가 권총을 들이대며 강제로 성폭행, 그 후 양색시로 전락해 떠돌다가 정신이상으로 미군부대 철조망 근처에서 배회하곤 했다 하며, 10여 년 동안 떠돌다 정부 일제정리 때 요양시설로 보내진 후 생사불명 되었다 한다. 그 아가씨의 별명이 맥기다였다고 한다.

미군차량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했어도 그냥 묻혀버렸다 한다. 또한 그 당시 비인지서에 방위병으로 근무했던 자의 목격담은 등록된 미군 위안부 양색시 명단이 4050여명이 비치되어 있었고, 미등록된 양색시까지 100여명이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 등록된 양색시는 보건진단을 받아야만 했고, 그것이 일명 매독검사인 성병검사였다고 한다

그 이후 18년 동안의 암울한 흔적을 남기고 철수한 미군기지를 1980531일 한국공군이 인수했다. 그리고 2021년 상반기에 미군 기지를 지키던 공군도 철수했다.

그동안 58년이란 긴 세월 동안 비인은 그대로 멈춘 곳이 되어버렸다. 아픈 상처를 지닌 폐허가 된 빈집들만 간간히 남아있다.

현재 빈 공간인 군부대 부지와 텅빈 기숙사 등 국방부 소유의 등기부 등본만 남아있고, 미군과 한국공군이 주둔했던 그곳, 7102평 국방부 땅만 사연을 지키고 있다.

그 당시 비인경제활성화와 고용창출에 기여했다는 어처구니없는 향토 사학자들의 학술적 평가논문 속에 미군과 한국군이 철수한 지금 58년 동안의 비인면은 지역균형발전에서마저 소외되어 완전히 멈춰버린 땅이 되었고, 그 당시의 어린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미군의 환락가 속으로 빠져버린 60대 이상의 주민들인 바로 우리들과, 비인 땅이다.

미군들의 실상을 말하고자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제는 58년 동안 멈춰버린 비인주민의 주권을 찾자는 것이다. 인근 비인면 경계지인 보령시 주산면 육군 주산연대 부지였던 곳은 대단위 태양광 단지가 조성되었다.

토건사업자들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비인면 주민들과 지자체는 반드시 합심을 해야만 한다. 국방부 소유 땅 7102평과 주변 임야 등 약 13만여 평의 국유지 등을 활용한 비인면 종합발전대책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이제는 서천군과 서천군의회가 나서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진정성을 갖고 슬기로운 접근논리개발이 시급할 때이다. 정의와 공정이 살아야만 또 다른 피해주민이 발생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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