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갯벌과 새만금갯벌, 이동성 조류에게 하나의 단일 생활권
서천갯벌과 새만금갯벌, 이동성 조류에게 하나의 단일 생활권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3.08.24 09:27
  • 호수 116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요새·저어새 등 서천갯벌 만조시 새만금으로 이동 되돌아와

더 이상 개발 사업 중단하고 세계자연유산에 추가 등재해야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새만금갯벌에 서식하고 있는 저어새 무리와 백로류, 갈매기류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새만금갯벌에 서식하고 있는 저어새 무리와 백로류, 갈매기류

금강하구의 서천갯벌과 새만금갯벌은 수많은 조류들에게 하나의 단일 생태권이다. 군산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전만 하더라도 새만금갯벌과 서천갯벌은 하나의 연속 갯벌로서 이어져 있었다. 이후 군산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새만금 방조제가 건설되어 서천갯벌과 새만금갯벌이 단절되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두 지역에 서식하는 수많은 새들은 이동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 두 지역을 하나의 단일 생활권으로 인식하고 자주 왕래를 한다(<그림.1>). 그래서 이곳을 찾아오는 새들이 이와 같은 이동특성을 가진 것은 이곳을 찾아오는 새들이 조상대대로 유전자에 각인된 결과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하늘로 높이 날 수 있는 새들은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새만금갯벌과 서천갯벌이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쉽게 왕래할 수 있다. 특히 저어새와 황새, 그리고 검은머리물떼새, 큰뒷부리도요, 알락꼬리마도요, 붉은어깨도요과 같은 국내 법정보호종이자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 자주 왕래하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수라갯벌에 서식하고 있는 황새 3마리. 2023년 8월 20일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수라갯벌에 서식하고 있는 황새 3마리. 2023년 8월 20일

두 지역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인식

여전히 계속되는 해수유통으로 인해 일부 갯벌로 남아있는 새만금갯벌은 아직도 도요물떼새 무리가 서식지로 이용하고 있다. 금강하구의 갯벌이 만조 때 바닷물로 거의 모두 덮일 정도로 바닷물 수위가 680센티미터 이상으로 높아지면 휴식지가 부족한 도요물떼새들은 금란도(준설토 투기장)로 이동을 하지만 새만금갯벌로도 이동하게 되는데 많을 때는 수천 마리가 이동하기도 한다. 그러면 새만금갯벌에서 도요물떼새가 최대 1만여 마리 정도가 관찰되기도 한다.

바닷물이 썰물이 되어 금강하구의 서천갯벌이 드러나면 새만금갯벌을 휴식지로 이용한 도요물떼새 무리가 다시 금강하구의 서천갯벌로 되돌아와 먹이 활동을 한다. 서천갯벌에 도래하는 도요물떼새는 최대 5만여 내지 6만여 마리가 관찰되었다. 이 같은 이동상황을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다.

실제로 2021년 봄철에 서천갯벌에 머물렀던 큰뒷부리도요(W4BBRW)의 이동경로를 뉴질랜드의 푸코로코로 미란다 도요물떼새 센터(Pukorokoro Miranda Shorebird Centre)’로부터 받아 분석해 본 결과, 큰뒷부리도요(W4BBRW)이 새만금갯벌까지 날아갔다가 다시 서천갯벌로 되돌아오기도 했다. (뉴스서천 2021129)

안전하게 머무르는 휴식지가 사라진다면 도요물떼새와 저어새가 에너지 비축량이 줄어들어 비행하는 도중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충분한 먹이뿐 아니라 특히 안전한 휴식지는 새들이 장거리를 이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비축량을 늘릴 수 있고, 새들이 원하는 시기에 번식지 또는 비번식지로 이동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도요물떼새와 저어새, 만조 때 바닷물의 수위에 따라 휴식지를 찾아 이동
▲도요물떼새와 저어새, 만조 때 바닷물의 수위에 따라 휴식지를 찾아 이동

장거리 이동 새들에게 휴식지 필요

새만금갯벌과 서천갯벌에서 관찰되는 대부분의 도요물떼새는 봄철(3월 중순부터 5월말까지)과 가을철(7월 중순부터 10월말)에 관찰된다. 도요물떼새의 대부분은 봄철에 비번식지(월동지)인 호주와 뉴질랜드, 동남아시아에서 번식지인 러시아중국 동북부, 알래스카로 북상하던 도중에 이곳 갯벌에 중간 기착하고, 번식을 마친 후 다시 비번식지로 남하를 하던 도중에 이곳 갯벌을 중간기착지로 이용한다. 그리고 도요물떼새 중에 우리나라 갯벌에서 월동을 하는 마도요, 개꿩, 민물도요는 겨울철(11월 초순부터 3월 초순까지)에도 관찰된다.

한편 저어새는 동남아시아에서 비번식기를 보내고 우리나라 서해안의 무인도에서 번식을 하며, 비번식지로 되돌아가기 전까지 가까운 갯벌에서 먹이를 먹으면서 생활을 한다. 그래서 봄철부터 가을철까지(4월부터 10월말까지) 갯벌에서 관찰된다. 2021년 서천군의 노루섬에서 태어난 저어새 M35’와 인천 강화도 주변의 무인도인 수하암에서 태어난 저어새 M40’이 서천갯벌에서 머물렀다가 새만금갯벌로 이동한 경로를 분석해 뉴스서천 20211125일자에 보도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627일에는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동진강 하류 지역의 모래톱에서 저어새 21마리를 관찰했는데 이 중에서 오른쪽 다리 상단에 빨간색 가락지(Y87)을 확인하기도 했다. 저어새 Y87’은 서천군의 노루섬에서 태어난 새이다. 따라서 금강하구역에 위치한 서천군의 노루섬과 군산시 구역의 무인도에서 태어난 많은 저어새들이 서천갯벌에서 먹이를 먹다가 새만금갯벌로 이동해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잼버리 야영장 북쪽에 위치한 수로에서 지난 89일에 저어새 47마리가, 813일에 저어새 1마리가 각각 관찰되었다. 그리고 지난 820일에는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수라갯벌에서 저어새 2마리와 주변 수로에서 저어새 53마리를 관찰하기도 했다.

노루섬에서 태어난 저어새 새만금에서 발견

또한 황새의 경우는 세계잼버리 야영장 북쪽에 위치한 수로에서 811일에 황새 6마리가, 813일에 황새 1마리가 각각 관찰되었다. 그리고 820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황새 3마리가, 수라갯벌에서 황새 4마리가 관찰되었는데 이 중에서 흰색 가락지 E77를 부착한 황새가 확인되었다. 이들과 같은 종에 속하는 다른 황새들이 예전에 서천갯벌과 새만금갯벌을 왕래하는 것이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확인되기도 했다.

이처럼 수많은 조류들이 금강하구의 서천갯벌과 새만금갯벌을 단일 생태권으로 인식하고 왕래를 하고 있다. 그리고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갯벌과 수로에 서식중인 새들도 여러 장소를 이동하면서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만금 내측에 공단 조성과 도로 및 도시 건설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환경부가 조건부 동의로 협의를 해준 새만금 신공항 건설사업은 군산 수라갯벌을 매립해 추진하고, 마찬가지로 환경영향평가서를 협의해 준 새만금 수상태양광 건설사업은 해양 지역을 준설해 곧 추진하겠다고 한다. 이와 같이 새만금 방조제 내측에서 추진하는 각종 개발사업을 계속 강행하는 것은 새만금갯벌을 파괴하는 것이 되고, 결국 수많은 조류들의 생존을 위협하게 되어 금강하구의 서천갯벌도 파괴하는 행위가 된다. 조류가 서식함으로 인해 갯벌생태계와 해양생태계의 기능이 잘 작용하도록 도와 주고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표종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만금 개발사업을 중단하고 해수유통을 확대해야 하며, 서천갯벌처럼 새만금갯벌을 세계유산으로 추가로 등재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서천갯벌을 잘 보전하기 위해서도 새만금갯벌을 잘 보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서천군과 군산시, 충청남도와 전라북도가 지역 주민과 협력해서 금강하구와 새만금 지역의 만경강 및 동진강 하구를 생태계 보전 및 지속가능한 이용의 선진사례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결국 새만금갯벌을 되살리는 것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함께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게 되며,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를 저감시키는 것이 된다. 더 나아가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약속한 ‘2050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