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서는 벼베기가 한창이고 밭에서는 들깨나 콩을 터는 모습이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농부의 심정은 쌀값하락과 흉작으로 타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수확의 계절에 반드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털진드기이다. 털진드기병은 오리엔타 쯔쯔가무시(Orientia tsutsugamushi) 균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에게 물렸을 때, 이 균이 인간의 혈액과 림프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 혈관염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털진드기병의 매개체인 털진드기는 알→유충→번데기→성충의 네 단계를 거쳐 성장한다고 한다. 알에서 부화한 유충이 번데기로 변하는 과정에서 척추 동물(설치류)의 조직액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털진드기 유충이 인간의 팔, 다리, 머리, 목 등의 노출 부위, 습기가 많은 사타구니, 목덜미, 겨드랑이, 엉덩이 부위를 물면 털진드기 유충에게 있던 오리엔타 쯔쯔가무시 균이 인체 내로 들어가 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묘, 벌초, 도토리 줍기, 밤 줍기, 주말농장 일구기, 텃밭 가꾸기, 등산 등과 같이 논밭이 많은 지역에서 야외 활동을 하다가 털진드기 유충에 물릴 가능성이 크다.
털진드기병의 잠복기는 6~20일이며, 보통은 10~12일이다. 처음에는 심한 두통, 오한, 전율이 생기면서 열이 나고 근육통이 심해진다.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1cm 정도의 가피가 나타납니다. 붉고 경화된 병변이 시간이 지나면서 수포를 형성한 후 터져서 흑색으로 착색된다. 이후 3~5일 만에 팔다리로 발진이 퍼진다. 열이 나는 첫 주에는 기침을 많이 하며, 2주째는 폐렴으로 진행될 수 있다.
보건소에서는 지난 7월부터 털진드기병 예방 교육을 실시해 왔으며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논밭에서 활동이 많은 요즘 각별히 조심해야 할 때이다. 들깨를 터는 일을 할 때 들깨 잎에 묻어있던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 몸으로 묻어올 수 있다고 한다. 보건소에서는 감염병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농작업 시 긴팔과 긴바지, 모자 등 착용 ▲진드기 기피제 사용하기 ▲풀숲 피하기 ▲귀가 후 바로 씻기 ▲작업복과 일상복 분리 세탁 등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