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 군무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
아직은 적은 수이지만 한국에서도 탐조 인구가 차츰 늘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상의 레포츠로 탐조 활동을 꼽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갖게 하며 마음을 치유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탐조인들은 한국에 가면 가창오리 군무를 볼 것을 권한다고 한다. 가창오리의 개체수는 전세계에 50여만 마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월동을 하므로 가창오리 군무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강 하구와 갯벌을 낀 서천군에는 가창오리 수십만 마리를 제외하고도 겨울에 17만여 마리의 철새들이 찾아오는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이다. 이러한 자연 환경을 바탕으로 서천군에서는 오래 전부터 ‘생태도시’를 표방하며 환경 보전에 힘을 기울여왔다.
2006년도 마서면 도삼리에 설립된 ‘서천군조류생태전시관’은 자연환경 보전 및 체험교육 학습장이자 서천군 탐조여행의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탐조여행이 목적인 초보자라면 이곳부터 들러 조류의 생태적 특성과 탐조시 지켜야 할 것 등을 미리 숙지한 다음 탐조 여행에 나서면 더욱 많은 것들을 관찰하며 대자연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서천에서 월동을 하는 겨울철새들은 대부분 오리과의 종들이다. 이들 중 대표격인 가창오리는 단체생활을 하며 한반도로 내려오면 야행성으로 바뀐다. 낮에는 안전한 금강호 수면 위에서 휴식을 취하다 해가 질 무렵이면 인근 논으로 먹이활동을 위해 단체로 이동한다. 이때 수십만 마리 가창오리의 환상적인 군무가 펼쳐진다. 기온이 영하10도 이하로 떨어지면 더 남쪽으로 내려가 고창군의 동림저수지나 해남의 고천암호까지 남하했다가 다시 금강호로 올라오기도 한다.
밤새도록 논에서 낙곡을 주워먹는 등 먹이활동을 하다 아침 동이 틀 무렵 이들은 다시 금강호로 돌아온다. 금강호에 비친 새벽 일출의 햇살을 받으며 돌아오는 가창오리를 바라보면 자연의 신비에 경탄을 하게 된다.
조류생태관 아래 금강하굿둑을 지나면 썰물 때 갯벌이 드러난다. 이곳에서부터 서천연안 갯벌에서는 큰기러기, 쇠기러기, 청둥오리 등 각종 오리들이 평화롭게 겨울을 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21년 7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위원회는 서천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금강하구를 빠져나와 1km쯤 북상하면 장항송림산림욕장이 나온다. 바닷가에 1.5km의 소나무 숲이 빽빽이 들어차 있으며 바로 옆 갯벌에서 탐조를 할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해낙조도 일품이다.
서천에서 탐조여행을 제대로 하려면 아무래도 숙박이 필요하다. 금강하굿둑에서 장항읍에 이르는 금강하류 부근에 숙박업소와 음식점들이 많이 있으며 장항읍 장서로 29번길 주변에는 서천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음식점들이 모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