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제 소리를 집대성한 김성옥의 아들 김정근은 강경에서 장항 성주리로 이사와 살면서 아들 김창룡과 김창진, 그리고 종천 도만리 출신의 이동백을 가르쳤다.
도만리에서 성주리까지 30리길, 들판은 온통 황금물결인데 이동백이 중간 지점인 대치장터에서 이동백과 김창룡의 친구였다는 한 노인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동백이와 창룡이는 스승 김정근을 통해 소리를 내는 것보다 소리를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다. 실제 이동백의 새타령이 배경음악으로 나오기도 한다.
이들은 서로 경쟁도 하지만 서로 의지하며 열심히 소리 공부를 한다. 대본을 쓴 이정아 작가의 상상력이 이들의 소리공부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한다. 이들은 목이 트이게 한다는 득음약까지(속설에 전해지는 똥물) 먹는 열정을 보이며 마침내 김정근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도록 허락한다.
동백이와 창룡이는 바닷가에 앉아 파도소리를 들으며 다가올 미지의 세계를 그려본다.
“저 파도소리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사람 사는 곳엔 어디에나 소리와 춤이 있기 마련이지.”
이들은 더 넓은 곳, 더 높은 공을 향해 각자 갈 길을 간다. 이들의 이별 장면엔 비장감마저 서려있다.
지난 13일 오전 서천군문화예술창작공간(미곡창고)에서 첫 공연을 하기까지 1년을 준비했다고 인형극단 또봄 이애숙 단장이 전했다. 최숙희, 김수안, 이미숙, 이현희 등이 배우로 열연했다. 이들 제작진 모두는 박성환 명창을 모시고 새타령과 백발가 등 중고제 소리를 배웠다 한다.
지난 13일 서천군노인복지센처 어르신들을 모시고 첫공연을 했으며 15일에는 어린이들을 위해 두 번째 공연을 했다. 오는 23일 오후 2시에는 일반인들을 초청해 세 번째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인형극단 또봄’은 서천을 중심으로 황동하는 인형극단으로 2011년 창단했다. 단원들을 중심으로 극본, 인형제작, 연출에 직접 참여하여 작품을 만들면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함께 보고 생각할 수 있는 창작인형극을 만들어왔다. 그동안 8편의 인형극을 만들었으며 250차례의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