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 통계를
발견했을 당시엔 7~80년대도 아닌 요즘 교사 한 사람이 가르치는 학생이 그렇게 많다는 것은
비정상적이고, 특히 교육의 질적 저하가 심히 우려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큰
뉴스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곧 어긋나고 말았다. 교육부가 다른 의원에게 제출한 비슷한 자료에선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16명 가량이라는 통계치를 제시한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지역
교육의 질 형편없다”는 주제로 거의 다 기사를 작성해 놓았던 기자는 어느 통계가 맞는지 헷갈릴 수밖에
없었고, 해당 의원실 보좌관들과 다른 자료를 통해 확인해 보니 후자의 통계가 맞고 전자는 틀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문제는
교사 1인당 학생수 뿐만 아니라 교육부가 제출한 다른 자료들에서도 그대로 인용하기엔 뭔가 이상해
확인해 보니 오류가 분명해 보이는 통계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는 점이다. 어이가 없었다. 공신력을 생명으로 하는 정부 당국인 교육부가 입법부에 보낸 통계 자료가 이렇게 엉터리라니.
기자가 접한
여러 국회 보좌관들도 이미 이런 사실들을 여러 번 겪어 보았다고 한다. 한 보좌관은 “행정부 측이
보낸 통계는 아예 신경도 안 쓰고 다른 공신력 있는 기관의 통계만 참고한다”고까지 말했다.
정부의 엉터리
통계가 괜한 사회적 갈등을 가져오고, 또 잘못된 정책 생산의 토대가 돼 물의를 일으킨 적이
많았지만, 직접 이렇게 ‘당하고’ 보니 참
황당했다. 나라 정책의 토대가 될 각종 통계 자료를 만드는 데 행정부 측은 좀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신들이
‘국민의 혈세’로 월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면 말이다.